
27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자연과 함께 인생 2막을 연 달콤 쌉싸름한 부부들과 그들이 반한 자연 속 삶으로 함께 빠져본다

약 해발 750m 고지에 펼쳐진 아름다운 마을. 경북 군위에 자리한 화산마을은 현재 마을 인구의 3분의 2 이상이 귀농 귀촌 인구일 정도로 주민들 중 귀농 귀촌 인구가 차지라는 비율이 많다. 그중 남편 따라 내려와 귀촌 4년 차가 된 서경애 씨는 발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구름을 즐기며 살아가고 있다. 처음 귀촌 생활을 시작했을 때 경애 씨를 가장 힘들게 했던 건 외로움. 다행히 주변의 비슷한 사연을 가진 귀촌 이웃들이 점점 늘며 경애 씨의 요즘은 신나는 일들로 가득하다. 밭일하다 지칠 때쯤 이웃 언니, 동생에게 향해 늘 맛있는 걸 함께 만들어 먹는 재미에 푹 빠졌다.


청정한 물줄기 가득한 그림 같은 풍광. 이른 아침부터 계곡으로 등장해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는 김병철 씨가 있다. 오늘 1급수에서만 잡히는 고기들을 잡아 보겠다며 넣어두었던 통발은 허탕을 치고. 하지만 실망하긴 이르다. 이곳 자연에서의 삶은 뜻대로 되지 않는 대신 때로 예상치 못한 선물을 주기 때문이다. 물고기 대신 길가에서 발견한 돌나물을 가지고 돌아가면 아내는 그날그날 달라지는 식재료 따라 새로운 요리를 준비한다. 전국 방방곡곡에서 찾아오는 야영객들을 능숙하게 맞이하는 이들은 원래 도시 토박이들이었던 동갑내기 귀촌 5년 차 부부. 직장 생활이 힘들었던 남편의 귀촌 결단에 묵묵히 따라나선 혜연 씨.요리를 좋아하는 혜연 씨는 귀촌 후 더 다양한 요리에 도전을 하게 됐다.


경북 울진의 바다에는 이맘때 돌미역이 가득하다. 한창 돌미역 채취로 바쁜 사람들 사이로 유독 알콩달콩 붙어 서로를 챙기는 부부가 있다. 이 부부는 20년 전 정년퇴직을 한 후 도시 생활을 접고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돌아왔다. 귀어 생활은 꿈도 꿔보지 않았지만 몸이 불편한 시숙을 돌보기 위해 남편을 따라 귀어한 김성복 씨. 쉽지만은 않은 세월, 울진 바다의 맛과 시간이 덧대어 이제 이곳에 끈끈한 정이 생겼단다. 능숙한 솜씨로 오늘도 남편의 입맛을 한눈에 사로잡을 음식을 만든다.


집 앞 정원에 고추 모종을 심느라 분주한 부부. 자세히 보니 그 모양새가 어째 능숙해 보이진 않는다. 구례로 귀촌한 지 6년 차가 된 주영애 씨 부부는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최근에야 뒤늦은 신혼을 맛보고 있다. 늘 마음 한편에 시골 찻집 주인이 되는 모습을 품고 살았다는데. 이제야 그 꿈을 이뤄 함께 가장 좋아하는 차를 마시며 자연의 편안함과 안락함을 즐기고 있다. 이곳에 온 이후로 먹는 것도 더 정성을 들인다는데. 가장 먼저 팔각과 과일들을 넣고 오향족발을 만든다.
붙어있는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지다 보니 예전과는 다르게 가끔 부딪히는 일도 있지만 실은 누구보다 서로를 위하는 부부. 해독에 좋은 다슬기로 다슬기 국수를 만들고 두릅과 재첩으로는 전을 부치는데. 사실 이곳 생활의 또 다른 별미는 찾아오는 손님들을 맞이하는 일이다. 오늘은 구례로 귀농을 준비 중인 사람들이 부부를 찾았는데. 준비생들에게 이들 부부는 든든한 귀농 선배이자 조력자이다. 게다가 오늘은 도시에서 생활 중인 큰딸까지 찾아와 정성 가득한 한 상 앞에 함께하며 행복하기만 할 부부의 앞날을 응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