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대도' 조세형의 반전 가득한 인생과 전처 초연스님의 이야기를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 전한다.
3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상위 0.01%의 민낯을 훔쳐본 '인간몰카', 대도가 된 절도범 조세형을 이야기한다.
장항준, 장성규, 장도연은 1983년 10월의 '그날'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한 법원 구치감에서 한 절도범이 탈주하는데 그가 쓴 최후진술서가 '신박'하다. 자신이 훔친 물건은 공소장에 적힌 5억이 아니라 10억이라는 것.
훔친 액수를 줄이고 선처를 구해도 모자랄 판에 '더 훔쳤다'고 주장하는 간 큰 도둑의 이름은 '신창원 신드롬'에 앞서 1980년대 '대도 신드롬'을 일으킨 조세형이다.
그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현직 부총리, 전 청와대 경호실장, 전 국회의원, 재벌그룹 2세까지 이름만 대면 다 아는 대한민국 상위 0.01%이었다.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시계부터 5.75캐럿 물방울 다이아몬드까지 훔친 물건 목록이 신문 한 면을 빼곡히 채웠다. 이를 본 서민들은 허탈감에 빠지고 비난의 화살은 절도범이 아닌 피해자들에게 쏠린다.
언론은 그에게 '대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그는 영웅이 됐다. 사람들은 도둑은 조세형이 아닌 귀금속을 수억씩 숨기고 사는 상위 0.01%라고 말했다.
조세형은 1998년 가을, 15년간의 수감생활을 마쳤다. 놀랍게도 그는 기자들의 플래시 세례에, 꽃다발을 받으며 출소했다. 그의 얼굴은 여유롭기까지 했다. 신앙의 힘으로 새사람이 되었다는 그는 도둑 사상 처음으로 TV 토크쇼에도 출연했다.
신앙 간증과 강의 요청이 줄을 잇고, 중소기업 CEO인 아내와 결혼해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개과천선의 아이콘으로 해외에까지 진출한다. 조세형은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모으는 셀럽이 된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전 국민을 경악하게 한 뉴스가 흘러나왔다. 2001년 선교차 방문한 일본에서 절도를 했다는 것. 중소기업 CEO였던 아내는 충격에 유산까지 했고, 출가해 '초연스님'으로 불리고 있다.
깨끗하게 손을 씻은 줄 알았던 조세형은 일본에서의 절도로 다시 수감됐다. 이후에도 그는 도둑질을 끊지 못했고, 2019년 81세의 나이로 16번째 구속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