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이 애정 듬뿍 담긴 자매들의 민박집을 만나본다.
30일 방송되는 EBS '한국기행'에서는 옹기종기 모여 살기를 감행, 매일 함께 정 나누고 밥 나누고 살며 행복해진 사람들을 만나러 간다.
전라북도 장수군, 한 평의 원룸에서 살다가 아버지의 숲으로 돌아온 두 자매가 있다. 아버지는 지영 씨가 초등학생 때까지 서울 변두리 기찻길 옆에서 살다 재개발이 되어 받은 보상금으로 숲을 구매했다. 그렇게 네 식구는 아버지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는 애정 가득한 숲으로 자리를 잡았다.
성인이 되어 독립을 하게 되었고, 할 일이 태산인 시골에서의 생활을 부모님이 힘들어하자 두 자매는 합심해서 아늑한 보금자리로 돌아온 것이다. 돌아와서 보니 산더미처럼 쌓인 할 일들을 하자니 하루 해는 짧기만 하다. 갓 태어나 눈도 못 뜬 염소의 새끼를 받고, 용맹한 보더콜리 하늘이를 앞세워 드넓은 초원으로 염소들을 이끈다. 염소들은 산뜻한 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풀을 뜯는다. 지영 씨와 하영 씨는 그런 염소들이 사랑스럽기만 하다.
지영 씨는 아버지가 손님을 위해 만든 집이 비어 있는 것이 아까워 게스트하우스로 꾸렸다. 방안 내부는 지영 씨의 손길이 가득하다. 직접 리폼한 커튼과, 나뭇가지로 만든 커튼봉, 미싱기로 박음질한 아기자기한 침구까지. 좋아하는 공간을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지영 씨의 애정이 듬뿍 담긴 아늑한 민박집이 완성됐다.
하영 씨는 자급자족의 삶을 연구 중인 초보 농부다. 가족들이 밭일 하는 것을 힘들어하자 혼자 가꿔보겠다고 선언했다. 아버지는 농약을 쳐야 한다고 하셨지만, 극구 반대하며 친환경 농법을 고집해서 두 사람은 늘 티격태격한다. 하영 씨는 제초제가 토양을 해친다는 철학을 갖고 오늘도 열심히 풀을 뽑는 중이다. 자매가 돌아왔다. 가족들은 다시 돌아와 힘이 되어주는 자매 덕분에 든든하다. 적적했던 숲을 각자의 꿈으로 가득 채워주고 있는 지영 씨와 하영 씨. 이들의 아름다운 숲으로 떠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