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1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서른, 아홉’ 최종회에서는 사랑하는 이들의 보살핌 속에 행복한 추억만 안고 떠나간 정찬영(전미도 분)과 씩씩하게 살아가는 남은 이들의 모습을 비추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먼저 고통에 몸부림치는 정찬영의 모습이 시작부터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했다. 하루가 다르게 야위어 가는 만큼 병세는 더욱 악화됐고 이제는 모두가 의연하게 버티기 힘든 시간에 접어들었다. 죽음이 현실로 다가오자 정찬영은 부고 리스트를 차미조(손예진 분)에게 건네줬다. 또 다시 차미조의 가슴이 미어졌다.

정찬영이 떠난 후 차미조와 장주희는 ‘찬영이 부모님 생일에 양평 가기’, ‘건강검진 챙기기’, ‘2주에 한 번 김진석(이무생 분)과 삼겹살에 소주 먹기’ 등 정찬영과 한 약속들을 수행하며 마흔을 지냈다. 여전히 정찬영의 부재가 익숙하진 않지만 그녀가 남긴 몫을 채우며 허전함을 대신했다.
어느덧 모두가 기다려온 정찬영의 영화도 개봉됐지만 차미조는 선뜻 영화를 볼 결심이 서지 않았다. 개봉하면 별점을 주기로 했는데, 유독 이 약속만큼은 망설여졌다. 이런 그녀에게 장주희는 예전 정찬영이 부탁했던 선물을 전했다. 카드에 쓰인 글씨체만 봐도 정찬영이 보낸 것임을 안 차미조는 뛰는 가슴을 부여잡고 그녀가 남긴 영상 편지를 열었다.

차미조는 생각보다 잘 지내고 있는 마흔의 삶을 담담하게 전하며 “몇 살쯤 되면 너의 부재에 익숙해질까?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 같아. 셋이었던 우리가 둘이 되어서 너를 그리워해. 찬영아, 많이 보고 싶어”라며 편지의 답장을 끝맺었다. 정찬영이 쉬고 있는 납골당을 도란도란 걸어가는 남은 두 친구, 차미조와 장주희의 아련한 뒷모습을 끝으로 막이 내렸다.
특히 ‘신나는 시한부’, ‘버킷리스트’라는 소재를 통해 여타의 드라마들과 다른 결의 감동을 선사, 세 친구의 우정 행보를 끝까지 응원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버킷리스트를 통해 고대하던 소망을 이루면서도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는 삶의 아이러니함과 그 속에서 부딪쳐야 하는 고단함까지,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우리의 인생을 반영해 현실 공감을 더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