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방송되는 EBS '건축탐구 집'에서는 각 건축주를 닮은 극과 극의 삼층집 두 채가 소개된다.
◆토끼 모양 집, ‘별주부전’
남양주의 한 택지 개발 지구. 옹기종기 늘어선 주택들 사이, 유독 시선을 끄는 특이한 집이 있다. 뾰족한 귀 모양의 지붕, 초롱초롱한 눈 같은 동그란 창, 그리고 벌어진 입 같은 빨간 현관문까지 귀여운 토끼의 얼굴을 그대로 빼다 박은 외관에 집 앞에 놓인 자라 석상까지 고전 소설 '별주부전'을 제대로 고증했다.




전주시의 한 택지개발지구. 다양한 주택 사이 내부를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집이 한 채가 있다. 큰 창문 하나 없이 회색 타일 외벽이 내부를 감추고 있는 집. 마치 하나의 돌덩어리 같아서 ‘모노매스’라 불리는 집이다.
단순하고 깔끔한 걸 좋아한다는 건축주 부부의 취향에 맞춰 외관도 내부도 깔끔 그 자체이다. 외부는 온통 회색이라면 내부는 흰색으로만 마감해 반전을 주었다. 또한 폐쇄적인 외관과 달리 중정을 향해 통창을 둘러 개방감까지 잡았다. 그런데 중정 바닥도 타일로 마감했다. 풀 한 포기 찾을 수가 없다. 이 역시도 관리하기 쉽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건축주의 취향을 반영했다.

너무 깔끔, 단정하기만 해서 조금 심심하겠다고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집 안 곳곳에 건축적 재미가 숨어 있다. 허공에 떠 있는 것 같은 유리막 계단부터 마치 미로에 들어온 듯 좁은 복도까지 하지만 가장 큰 포인트는 전면부와 후면부의 높낮이 차이다. 일조권 사선 제한으로 인해 만들어진 설계이다.
이렇게 높낮이 차까지 만들 정도로 사수해야 했던 공간은 다름 아닌 3층이다. 이 공간 때문에 주택을 지은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
과거 집은 그저 일하고 돌아와 잠잘 곳이라고 생각했던 건축주.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소소한 자유로움이 쌓여 큰 행복으로 돌아오는 집, ‘모노매스’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