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극장 단짝'이 곡성 도깨비 마을의 동화 작가 김성범 씨와 반려견 '로운'이의 평화로운 일상을 전한다.
19일 방송되는 KBS1 '동물극장 단짝'에서는 곡성 도깨비 마을 촌장 성범 씨와 단짝 ‘로운’이의 자유로운 이야기를 만나본다.
섬진강 물줄기가 가로지르는 전라남도 곡성, 조선 건국의 공을 세운 마천목 장군이 도깨비를 만났다는 설화가 전해지는 이곳에 ‘도깨비 마을’이 있다. 도깨비 마을의 터를 닦고 마을 곳곳을 조성한 사람은 동화 작가 김성범(60) 씨이다.
21년 전, 세무사로 일하던 성범 씨가 도심에서의 갑갑한 생활을 뒤로한 채 이곳 곡성으로 온 이유는 ‘숲으로 가서 하고 싶은 일을 하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야산이었던 곳을 ‘쉼터’로 정한 성범 씨는 야산 곳곳에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을 내고, 나무와 꽃을 잔뜩 심었다. 그로부터 21년이 지난 지금, 곡성군에서 소문난 아름다운 숲이자 어린이들의 ‘숲 놀이터’가 됐다. 특히, 도깨비 설화를 간직한 섬진강을 앞에 두고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도깨비에 관해 연구하고 도깨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단다. 도깨비로 인해 성범 씨의 삶 또한 달라졌다.
도깨비의 심성은 어린이와 같으며, 숲 또한 모든 이들을 어린이로 만든다고 말하는 동화 작가 성범 씨. 그런 성범 씨를 한층 더 ‘어리게’ 만들어 주는 존재가 있었으니. 지인에게서 데려와 2년째 함께하고 있는 반려견 ‘로운’! 숲속에서 평화롭게 살라고 평화‘로운’이라고 이름 붙였으나, 이름에 비해 지나치게 ‘자유롭다’라며 이제는 자유‘로운’인 것 같다는 성범 씨다. 60년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성범 씨와 로운이가 함께 숲을 뛰놀고 공을 차는 모습은 영락없이 어린이 두 명이다. 가을을 맞이한 숲속에서 알밤과 홍시를 따 먹으며 숲 내음을 맡는 성범 씨와 로운이의 모습은 자유로움 그 자체다.
2001년에 등단한 뒤 지금까지도 동화를 쓰고 있는 성범 씨는 이리저리 도깨비 마을을 누비며 자유로운 견(犬)생을 사는 로운이를 보면 영감이 샘솟는단다. 늦은 저녁, 작업실로 향하는 성범 씨. 이번에 새로 짓는 동화의 주인공은 로운이! 로운이를 생각하며 한 자, 한 자 써 내려간다.
햇살 좋은 아침, 숲으로 향하는 성범 씨. 오늘은 인근 초등학교의 어린이들이 도깨비 마을에서 여는 숲 체험학습을 하러 찾아왔다. 도깨비 마을의 촌장으로서, 도깨비 마을에 찾아온 초등학생들과 숲속 식물들로 만드는 ‘특별한 숲 피자’도 만들고, 풀싸움도 하며 자연 속에서 동심 가득한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휴대전화를 꺼내 든 성범 씨. 엉뚱하게도 ‘로운’이에게 전화를 걸어 얼른 와 달라고 한다. 반신반의하며 큰 목소리로 로운이를 불러보는 어린이들. 그러자 숲 너머 들려오는 딸랑딸랑 방울 소리, 정말 로운이가 응답한 것일까? 동화뿐만 아니라, 동요 작사·작곡도 활발히 창작하고 있는 성범 씨. 오늘은 로운이를 위한 특별 콘서트를 준비했다. 콘서트에서 부를 노래도 성범 씨가 로운이와의 추억을 회상하며 만든 것이다.
손끝이 시린 가을의 끝자락.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성범 씨가 아침부터 분주해졌다. 로운이의 몸보신을 위해 겨울 대비용 보양식을 해 주기로 한 것. 재료 준비하고, 장작에 불도 붙이고, 큰 솥에 물 올리고 바쁘게 움직이는 성범 씨와 보글보글 끓는 소리에 덩달아 분주해진 로운이의 꼬리. 드디어 완성된 성범 씨 표 보양식. 한 김 식혀 로운이 앞에 대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