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방송되는 KBS 1TV '동네 한 바퀴'에서는 볼수록 새롭고 알수록 더 알고 싶은 대전의 구석구석을 거닐어본다.
◆대전 원도심 한 바퀴
대전을 다 보고 싶다면 ‘동쪽’과 ‘서쪽’을 두루 둘러봐야 한다. 대전역이 있던 ‘동쪽’엔 구시가지, 1990년대 신도시가 조성된 ‘서쪽’은 지방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초기 신도심이 있기 때문이다. 허나 대전 사람들도 알기 힘든 원도심의 역사와 이야기를 외지인이 알기는 힘들 터. 그래서 대전시는 ‘트래블라운지’라는 공간을 시작으로 원도심 투어 코스를 만들었다.
오는 8월엔 이 근방 대전역~옛 충남도청 구간의 도로를 통제하고 명곡 '대전 부르스'의 추억을 이은 ‘대전 0시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전 최초 성당, 일제강점기부터 대전 시가지 초입이 된 목척교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원도심 명소들을 미리 살펴본다.

동구 길목에서 오래된 극장 하나를 발견한다. 1985년에 개관해 2022년에 문을 닫은 작은 마을 극장. 극장 너머엔 1977년에 세워진 대전 최초의 주상복합, 인흥상가 아파트가 보인다. 그 건물 아래 1층은 요즘 보기 드문 쌀가게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는데, 알고 보니 이곳은 한때 전국구 규모의 곡물 시장. 사람 하나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했다는 인동의 한때. 그 모든 걸 기억하는 건 3대째 이어 온 한 부자(父子)의 기름집이다. 인동의 마지막 남은 기름집이 되어도, 대대로 기름때 묻히며 살아가고 싶다는 부자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추억을 잇는 ‘N잡’ 목사 부부의 교회 카페
대전 외곽 부근, 작은 식당 하나 없는 한적한 동네에 카페라니. 열정도 노력도 부족하지 않은 젊은 부부 사장. 실은 목사가 주업, 주중엔 카페를 운영 중이란다. 근방 작은 교회에서 목회 일을 하는 걸로는 생계가 충분하지 않아 시작했다는 카페. 디저트가 없는 것도 아직 시간이 필요한 소위 ‘N잡러’의 숙명이다.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병환으로 고향에 돌아온 목사 부부가 교회를 카페로 차린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부부의 특별한 도전을 들어본다.

서울에서 출발한 호남선 기차가 0시 40분 목포 방면으로 차를 돌리기 전 딱 10분 정차했던 그때. 이 찰나 같은 시간 동안 사람들은 대전역 플랫폼에서 국수 한 그릇으로 새벽의 허기를 달랬다고 한다. 그렇게 대전의 국수는 오랫동안 지역 명물로 자리매김, 철도 주변에는 자연히 국수 가게가 성행했단다. 그중 대전 향토 음식 두부 두루치기와 국수를 섞어 오징어를 곁들인 48년 오징어 국수 사장님, 한 골목에서 가게를 세 번 옮기는 동안 그 특유의 맛은 변함없이 지켰다.
그런 오징어 국수의 대모가 2년 일한 아르바이트생 아가씨가 어찌나 마음에 쏙 들던지, 아들에게까지 귀띔해 ‘내 식구 만들기’에 돌입했다. 그렇게 고부로 끈끈한 연을 맺은 두 사람. 21년이 지난 이젠 세상 둘도 없는 동반자란다. 웃음 많고 눈물 많은 띠동갑 두 바퀴 고부의 매콤달콤한 인생 한 그릇을 맛본다.
◆생의 흥망성쇠처럼, 대전 인쇄 특화 골목
모든 게 화면 하나로 이어지는 디지털 시대. 근래 보기 드문 인쇄소들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한두 곳도 아니고 무려 300여 곳. 한때 행정 도시로 이름났던 선화동. 그 일대는 관공서의 영향으로 자연히 인쇄소가 밀집했다. 인쇄소가 사라지면 공공기관이 멈춘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만큼 인쇄 특화 거리는 대전의 성장과 발맞춰 나아갔다.
하지만 주요 관공서가 서구 신도시로 이전한 것. 이후 시대의 흐름과 맞물려 사양 산업이 된 인쇄소는 근근이 골목 한자리만 지켜가는 중. 그럼에도 떠나지 못하는 건 추억과 정, 흥망성쇠를 함께 했던 이들에 대한 의리 때문이란다. 시절 따라 예전 같진 못해도 여전히 존재해야 하는 것들. 빛바랜 순간들을 갈고 닦아 또 하루를 여는 인쇄 골목 사람들을 만나본다.

지역을 알리는 명물이 있다는 그 자부심으로 술을 빚는 이가 있다. 바로 사라진 대전의 전통주, 노산춘을 발굴해낸 이미리 씨다. 하지만 그가 빚는 술은 다른 문중 집안의 유산이었으니 바로 ‘노 씨’ 집안의 것이다. 그렇게 역사 속으로 잊혀가던 차, 문헌을 꺼내 꼬박 1년 노산춘에 매달린 그녀. 대덕 연구단지 내 전력연구원, 대대로 내려오는 노 씨 집성촌 작은 재실에서 그녀는 왜 백일주를 빚는 걸까. 대전의 명주를 꿈꾸는 이 씨 여인의 굳건한 자부심을 따라가 본다.
◆야간관광 특화도시, 대전의 아름다운 밤
무더위로 길어진 여름밤, 대전 엑스포 과학 공원에서는 한빛탑 미디어파사드와 음악 분수가 긴 밤의 열기를 식힌다. 이곳에서 대전 엑스포가 펼쳐진 지도 어느덧 30주년. 이만기는 한빛탑 아래 지난날을 추억해본다. 수많은 인파 속 반가운 얼굴을 만난 그. 1993년 대전 엑스포 당시 전 국민의 눈길을 사로잡은 스타 중 스타였다고? 반가웠던, 특별한 만남 속 도시의 눈부신 야경을 만끽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