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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스타] '3일의 휴가' 신민아는 항상 뜨거웠다 (인터뷰)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배우 신민아(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민아(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말수는 적지만 속은 용광로가 들어있는 것처럼 뜨겁다."

배우 신민아는 오랫동안 사랑스러움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그와 함께 영화 '3일의 휴가'(제공/배급 : 쇼박스)에서 호흡을 맞춘 신민아 안의 뜨거운 열정을 발견했다.

최근 비즈엔터와 만난 신민아는 데뷔 26년 차인 지금도 여전히 연기가 재미있다고 말했다. 2022년 종영한 드라마 tvN '우리들의 블루스'까지, 신민아는 2017년부터 5년 동안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누군가에겐 '러블리 신민아'로 기억되고 있을 순 있지만, 그는 꾸준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다채롭게 채워왔다. '우리들의 블루스'에서는 우울증에 힘겨워하면서도 아들을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엄마, '갯마을 차차차'에서는 싱그러운 미소가 매력적인 '로코 퀸', 영화 '디바'에서는 질투에 사로잡힌 광기 어린 다이빙 선수를 연기했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지난 6일 개봉한 영화 '3일의 휴가'에서는 명문대 교수였으나, 엄마 복자(김해숙)가 먼저 세상을 떠난 뒤 엄마의 레시피로 백반집을 운영하는 딸 진주를 연기했다. 신민아는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아들인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간다.

"연기는 질리지 않아요. 대신 어떤 역할을 표현할 수 있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세월이 흘렀고, 많은 작품을 하다 보니 이제는 엄마를 먼저 보낸 딸을 연기하게 됐네요. 지금이 또 제가 연기하기에 좋은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하 신민아와의 일문일답

Q. 혹시 영화를 보고 울었나?

영화 초반에 진주가 엄마와 김치찌개를 먹는 장면부터 울었다. 하하. 감독님이 자기가 한 연기를 보고 왜 우냐고 그러더라. 진주가 엄마한테 쌀쌀맞게 이야기하는데, 저게 엄마와 마지막으로 이야기하는 건지도 모르고 왜 저렇게 말하는 건지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울었다.

Q. 진주는 세심한 감정 표현이 필요한 캐릭터다. 연기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엄마가 돌아가신 직후 슬픔에 빠진 모습이 아니라, 엄마가 남기고 간 식당을 운영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짐하는 결심을 보여줘야 해서 너무 슬픈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Q. '3일의 휴가'는 어느 부분에서 매력적이었나?

사랑하는 사람, 그것도 엄마와 딸이라는 인간관계를 보여준다는 것이 좋았다. 우리 모두 언젠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헤어지게 되는데, 그걸 겪은 뒤 세상을 떠난 사람을 추억하는 것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 같았고, 또 먼저 하늘나라로 간 사람이 나를 보고 있지 않을 것 같다는 상상을 무겁지 않게 판타지로 풀어낸 것도 재미있었다.

Q. 배우 김해숙이 '신민아와 공통점이 많다'라고 느꼈다던데?

나도 느꼈다. 20년 넘게 이 일을 하면서 꽤 많은 작품을 했는데, 작품을 대할 때 느끼는 약간의 긴장감과 설렘, 열정과 에너지가 선생님과 비슷한 온도더라. 또 젊은 사람들이 느끼기에도 선생님의 연기는 솔직하고, 천진난만하고 순수하다. 또래 배우와 연기하는 느낌이었다. 성격도 참 비슷해서 서로 의지하게 되더라.

▲배우 신민아(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민아(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Q. 정재형 유튜브에 출연해 '의외로 연기 열정이 많다'라고 말했다. 왜 대중들은 그 열정을 몰라줬을까?

내가 표현을 많이 안 해서 그런 거 아닐까. 나는 항상 뜨겁게 기다리고, 뜨겁게 작품을 촬영했다. 난 참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다. 직접 해보고 느껴보려고 한다. 오래 하는 건 많이 없다. 하하. 그런데 연기는 질리지 않는다. 몸은 좀 힘들어도 준비할 때나 촬영할 때나 잘하고 싶은 마음은 바뀌지 않는다. 연기에는 욕심이 많다.

Q.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나 '우리들의 블루스'도 '3일의 휴가'처럼 시골 마을에서 펼쳐지는 힐링물이었다. 이런 배경의 작품을 좋아하는 편인가?

지역마다의 분위기가 다르다. 시골 배경이 도시보다 그림이 잘 나오고, 정서적으로도 좋은 것 같다. 세트장 안에서 찍으면 아무래도 답답한데, 산과 바다를 보고 있으면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다. '3일의 휴가'는 정선에서 겨울에 찍었는데, 눈 왔을 땐 동화처럼 예뻤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영화 '3일의 휴가' 스틸컷(사진제공=쇼박스)

Q. '러블리'의 대명사처럼 사랑스러워 보이는 캐릭터들을 주로 연기하다 최근에는 내면에 우울함을 품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다.

의도적으로 그런 캐릭터들을 고르는 건 아니다. 20대 때 내 필모그래피를 보면 나조차 취향이 궁금해질 정도로 여러 장르를 오갔다. 작품을 선택할 때는 나와 비슷하거나 최대한 공감이 가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편이다. 여러 캐릭터들을 연기했다는 건 그만큼 내 안에 내가 많다는 것 아닐까. 하하.

Q. '러블리'라는 수식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말 좋다. 하하. 로맨틱 코미디 장르를 최근에도 했었고, 그런 장르는 찍을 때도 재미있게 찍을 수 있다. 밝고 우울한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도 좋아한다. 남들 웃기는 데 욕심이 있다.

▲배우 신민아(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배우 신민아(사진제공=에이엠엔터테인먼트)

Q. 내년이면 만 40세다. 40대 신민아는 어떤 모습일까?

건강했으면 좋겠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배우가 되고 싶다. 인간 신민아가 건강하고 잘 살아야,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을 본능적으로 하고 있다. 40대 때는 나를 좀 더 살필 계획이다.

Q. '3일의 휴가'를 본 관객들에게 어떤 말을 듣고 싶나?

영화를 보고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이 생각나셨으면 좋겠다. 영화 끝나자마자 엄마한테 전화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배우로서 정말 감사하더라. 우리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마음에 다짐 하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Q. 만약 지금 '3일의 휴가'가 생긴다면 어떻게 쓰고 싶은가?

새롭게 촬영하고 있는 작품이 있는데, 추운 밤에 계속 찍었다. 너무 추웠다. 따뜻한 나라로 여행 가고 싶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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