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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진, '트렁크' 봐야 할 이유 그 자체

[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배우 서현진이 '트렁크'에서 깊이가 남다른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는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서현진은 결혼 때문에 혼자가 되어버린 인물 '노인지'로 분했다.

그간 여러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로코퀸', '딕션 장인', '믿보배' 등 이름 앞에 완벽한 수식어를 붙여온 서현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보여준다. 서현진은 온기가 없는 듯 있고, 차분하지만 할 말은 하는 강단이 있고, 예민하지만 간결하기도 한 노인지의 심적 변화를 하나 하나 꾹꾹 눌러 담아 정성스럽게 내보인다.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노인지는 단편적인 인물이 아니다. 서현진은 모호함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백이 많은 작품이라 '배우가 해석하기에 따라 운신할 수 있는 폭이 이렇게 넓은 작품은 처음'이었다고 전한 바 있다.

'트렁크'는 여백이 많지만 여유가 많은 드라마는 아니다. 서현진은 조금씩 변화하는 노인지의 복합적인 감정선을 밀도 있게 그러내며 그 사이 사이를 촘촘하게 메워 결국은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한다.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노인지는 결혼이 직업이다. 1년의 결혼 생활을 위해 트렁크 하나 달랑 들고 다섯번째 배우자 한정원(공유)을 찾아온다. 메마른 표정과 어떠한 정서도 느껴지지 않는 분위기로 기묘한 입성을 한다. 하지만 그 공기는 차츰 온기를 더해간다. 서현진과 공유의 만남 그 자체만으로 드라마 팬들을 설레게 했던 만큼 왜 그토록 두 배우의 호흡을 기다려왔는지를 내내 여과 없이 보여준다.

각기 다른 이유들로 냉담하지만 서현진과 공유는 묘한 긴장감과 애틋함을 유발한다. 인지가 가뭄에 단비처럼 찰나에 웃는 모습은 서현진 본연의 사랑스러움으로 단번에 분위기를 설렘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두 배우가 만나 미스터리 멜로가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에 차근차근 답을 내놓는다.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 '트렁크' 서현진(사진제공=넷플릭스)

예측할 수 없는 감정들의 변화를 다채롭게 그려낸 서현진은 특유의 예민함, 날 서 있음 너머로 정원을 만나면서 겪게 된 진정한 의미의 용기, 서로를 갈망하는 내면 깊은 곳의 순수함 등을 세밀하게 표현했다. 도통 속을 알 수 없을 때에도 밉기 보다는 측은함과 응원을 담아 지켜보게 하고, 진심으로 인지의 행복을 기원하게 한다.

'트렁크'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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