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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남양주 세 채의 집ㆍ양평 퓨전한옥 찾는다

[비즈엔터 김세훈 기자]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
'건축탐구 집'이 남양주 간이역 옆에 마을처럼 자리 잡은 세 채의 집과 양평 퓨전한옥을 찾아간다.

28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로운 터전에 지은 고향 집을 소개한다.

◆자녀들의 고향이 될 부부의 아홉 번째 집

경기 남양주, 간이역의 기찻길 따라가면 만나는 세 채의 집. 외관도 제각각에 지그재그로 흐트러진 채 떨어져 있다. 얼핏 보면 꼬마 기차나 작은 마을 같기도 한데, 실은 한 가족이 살기 위해 지은 집. 부부가 10년 전 자녀들에게 고향을 만들어주고 싶어 마련한 곳이란다.

서울 단칸방에서 시작했던 첫 집. 부부는 그 후로 8번이나 집을 옮겨야 했다. 어느 날 아이들의 호적을 떼다 원적지가 산부인과로 나오는 것을 보고 고향의 필요성을 깨달았다는 부부. 자녀가 자라 독립을 하더라도 자주 왕래할 수 있는 곳에 터를 잡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찾아온 곳이 바로 남양주.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역의 바로 옆 땅을 눈여겨봤다는데, 집을 짓기에 좋은 대지는 아니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 집짓기 규제가 많은 땅. 게다가 대지 중심에는 무허가 주택이 버티고 있었다. 지상권을 가진 집이라 쉽게 허물 수 없는 상황. 몇몇 건축가들은 못 짓겠다며 손사래를 치며 떠났을 정도였다. 겨우 이 땅에서 가능성을 본 건축가를 만나 시작된 집짓기. 어쩔 수 없이 무허가 주택을 피해 두 채의 집을 떨어뜨려 지었지만, 오히려 장점이 됐다. 그렇게 아홉 번째 이사 끝에 정착한 집, ‘NO. 9’이 탄생했다.

A동 1층엔 예술가 부부를 위한 아트숍을 마련, 2층은 딸의 공간이다. 옆으로 조금 떨어진 B동 1층엔 부부가 살고, 2층은 아들이 거주한다. 두 집 모두 외부에만 계단이 있어서 완벽하게 독립된 공간이 됐다. 허물어가던 옛집은 금손 남편 덕분에 근사한 작업실로 재탄생! 이제는 아이들이 독립하면서 부부만 살지만, 좋은 위치에 잘 지어놓은 덕인지 매주 얼굴을 보고 있다.

부부에게 고향 집이란, 후퇴할 수 있는 베이스캠프. 언제든 돌아와 숨 고르는 곳이 되길 바랐다. 그 마음이 잘 전달됐는지 ‘집’과 ‘고향’이란 주제로 가족 전시를 열고, 다가올 4월에는 첫째의 결혼식이 이 집 마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 창의적인 삶을 바라며 지은 집. 자녀들의 고향이 될 부부의 아홉 번째 집을 탐구해 본다.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
▲'건축탐구 집'(사진제공=EBS1 )
◆아내의 고향 청송 고택을 닮은 집

경기 양평, 오르막길 따라가면 만나는 큰 담장 집. 경치 좋은 자리에 청고벽돌과 기와를 둘러 얼핏 보면 화려한 양반집처럼 보인다. 이 집의 이름은 경안재. 이곳에 사신다는 회장님께서 편안하실 수 있도록 붙인 이름이란다.

이 집의 시작과 끝엔 회장님이라 불린다는 아내 심미경 씨가 있다. 대문 현판에 쓰인 ‘경안재’의 뜻 역시 ‘미경이 편안한 집’이다. 해군으로 30년간 공직 생활을 했던 남편. 아내는 그의 옆에서 묵묵히 가정을 돌봤다. 건강에 무리가 올 정도로 희생했던 아내에게 선물 같은 집을 지어주자 결심했다는 남편. 어린 시절 풍광 좋은 청송에서 자랐던 아내를 생각하며 경치 좋은 땅 찾아 양평에 터를 잡았다. 고택에서 자라 눈 높은 아내를 위해 설계 과정부터 꼼꼼하게 진행했다는데, 남편의 요구 조건이 보통 까다로운 게 아니었다.

청송 덕천 한옥 마을의 분위기를 녹여내기 위해 애를 썼다는 남편. 현관부터 고재가 보인다. 한옥의 대청마루를 닮은 평상에 천장에는 서까래까지 넣었다. 처마부터 내부 석고보드를 검토하는 것은 물론, 지붕재와 기와 그리고 거실의 아트월까지 다 정해 시공사에 요청했다는 남편. 길이와 두께, 자재의 호수까지 다 적힌 종이 뭉치를 받아 든 시공사는 도저히 못 하겠다며 여러 번 거절했다는데… 하지만 꼼꼼하게 지은 덕분에 아내의 고향 집을 닮은 퓨전 한옥 탄생! 이제 과거는 돌아보지 않기로 했다는 미경 씨는 경안재에서 행복을 찾았다.

전원에서 새롭게 시작한 인생 2막. 따로 또 같이 즐기기 위해 각자의 로망도 듬뿍 담아 지었다. 서예를 쓰는 아내를 위해 작업실은 집에서 가장 큰방에! 색소폰 연주가 취미인 남편은 서예실 옆방에 노래방 기계와 미러볼까지 달아 무대를 마련했다. 열정적으로 꾸민 덕에 이 집은 손주에게도 놀이터가 됐다는데, 자식들까지 자주 볼 수 있으니 1석 3조란다. 시작은 아내의 고향을 닮은 집이었지만, 이제는 대대로 이어지는 고향 집이 되길 바란다는 부부의 집을 탐구해 본다.

김세훈 기자 shkim@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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