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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우의 칸시네마] ‘아가씨’ 향한 엇갈린 시선…“이래서 ‘깐느박~ 깐느박’ 하나봅니다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사진=CJ엔터테인먼트제공)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 현장(사진=CJ엔터테인먼트제공)

극명한 호불호. 흥미롭다는 호평과 실망스럽다는 혹평이 엇갈리고 있다. 그리 놀랍지 않다. 박찬욱의 영화니까.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아가씨’가 지난 14일(현지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오전 8시 30분 프레스 스크리닝이 만석을 이룬데 이어 오후 10시 진행된 공식 상영에도 2500석 규모의 대극장이 관객들로 가득 찼다. 외신들은 세 번째로 칸을 찾은, 그래서 국내에서는 ‘깐느박’이라 불리는 박찬욱에 큰 관심을 보였다.

관객들은 막대한 재산을 상속받게 된 귀족 아가씨(김민희 분)와 그의 재산을 노리는 백작(하정우 분), 백작에게 거래를 제안받은 하녀(김태리 분) 그리고 아가씨의 후견인(조진웅 분) 등 네 명의 주인공이 서로 속고 속이는 과정을 지켜봤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기립박수는 칸국제영화제의 오래된 관례. 기립박수로 영화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건 그래서 위험하다. 외신의 이후 평들을 지켜 볼 필요가 있는 이유다.

# 해외 평점 2.2로 현재 4위. 평점과 수상이 일치하는 건 아니다.

영화전문지 스크린데일리는 15일 오후 현재까지 공개된 경쟁부문 상영작 6편에 대한 평점을 이날자에 실었다. 스크린데일리는 스크린인터내셔널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13개 매체가 매긴 점수를 합산해 평균 평점을 산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아가씨’는 평가단 10명으로부터 평균 2.2점을 받았다. 두 명이 별 1개(Poor), 세 명이 별 2개(Average), 네 명이 별 3개(Good)를 줬다. 별 4개(Excellent) 만점은 없었다. 이는 지금까지 공개된 경쟁작 6개 작품 중 4등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평점
▲스크린 인터내셔널의 칸 영화제 경쟁부문 상영작 평점

현재 스크린인터내셔널로부터 가장 높은 평점을 받은 영화는 마렌 아데 감독의 ‘토니 어드만’(Toni Erdmann)이다. 3.8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이어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아이, 대니얼 블레이크’가 2.4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아가씨’ 보다 낮은 평점으론 알랭 기로디 감독의 ‘리스터 버티칼’(Rester vertical)과 브루노 뒤농 감독의 ‘슬랙 베이’(MA LOUTE, SLACK BAY)로 각각 2.1의 평점을 기록했다.

참고로 2004년 심사위원대상(2등)을 받은 ‘올드보이’와 2009년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쥐’(3등)는 당시 스크린 데일리에서 평균 평점 2.4점을 받은 바 있다. 점수가 낮았던 두 영화의 수상에서 엿볼 수 있듯 스크린데일리의 평점은 심사결과에 그리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수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단의 성향이다. ‘올드보이’가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을 당시 심사위원장은 쿠엔틴 타란티노였다. 올해는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로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호주의 조지 밀러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그러니까, 그가 이끄는 심사단이 ‘아가씨’를 어떻게 봤느냐에 따라 수상의 향방이 결정된다.

# 박찬욱 “수상가능성, 없어요” 이유는?

‘아가씨’에 대한 외신의 리뷰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영화에 대한 다양한 반응을 읽을 수 있다. 먼저 할리우드리포터는 리뷰를 통해 ‘아가씨’가 다중시점과 3개의 파트로 진행된다는 점을 들어 ‘라쇼몽’과 비교했다. 신문은 “시점이 계속 바꾸는 영화의 형식은 일반 관객을 혼란스럽게 할지도 모르지만, 도전을 즐기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나체-언어적 성도착으로 포장돼 있지만, ‘아가씨’는 싸구려로 전락하지 않았다”며“고 평했다 .

‘아가씨’가 ‘라쇼몽’과 비슷하다는 외신의 반응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15일 진행된 국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미있는 지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라쇼몽’은 시점이 다른 구성을 취하는 영화에 버릇처럼 갖다 붙이는 레퍼런스 영화일 뿐”이라고 거리두기를 명확하게 했다.

미국 매체 ‘더 랩’(thewrap)의 경우 “박찬욱 감독이 섹스와 변태적인 차원에서 영화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였다. 반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우아한 이야기로 시작되지만, 레즈비언 캐릭터들의 가감없는 섹슈얼리티를 품은 NC-17등급 영화”라고 평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경우 ‘아가씨’에 대단한 호감을 표했다. 가디언은 “지난해 칸에서 과대평가된 레즈비언 로맨스 ‘캐롤’에 대한 해독제 같은 영화다. 정교하게 디자인됐고 성적으로 자유로운, 대단히 흥미진진한 스릴러”라며 ‘아가씨’에 별 4개를 부여했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제공)
(사진=CJ엔터테인먼트제공)

국내 언론들의 경우, 유보적인 입장이 적지 않았다. 이는 ‘아가씨’가 품은 강렬한 은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영화의 절반 이상이 일본어 대사로 이루어진 탓으로, 국내 취재진 역시 한국영화를 영어 자막을 통해 확인해야 했다. 즉 다양한 상징을 품은 영화의 대사를 완벽하게 흡수하기엔 다소 불편이 있었던 상황. 영화에 대한 국내 언론들의 반응은 ‘아가씨’의 국내언론시사회가 열리는 25일에 보다 선명해질 전망이다.

한편 박찬욱 감독은 인터뷰에서 "‘아가씨’가 수상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 이유에 대해 박찬욱 감독은 “이 영화는 ‘진실이란 무엇인가’하는 거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는가. 어떻게 갈등을 해결하고, 자신이 처한 조건을 극복해 나가는가’하는 투쟁의 과정을 그린 영화”라고 ‘아가씨’를 자평했다. 영화는 6월 1일 개봉한다.

정시우(칸=프랑스)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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