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전혜빈(사진=나무엑터스)

배우 전혜빈이 tvN ‘또 오해영’을 통해 새로운 ‘구 여친(옛 여자친구)’의 대열에 합류했다. 구 여친은 아픔을 간직하고, 공유할 추억이 많다는 점에서 남심(男心)을 자극할 강력한 무기를 지닌다. 그래서 오랜 시간 한 남자의 가슴 속에 박혀 쉽게 빠져나가지 않는다.

이들은 대체로 외모까지 매력적인데, 전혜빈이 연기한 구 여친 ‘오해영’ 역시 그랬다. 별명까지 ‘예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대놓고 아름다운 캐릭터는 전혜빈을 만나 더욱 실감나게 표현됐다.

첫사랑 미모에 고운 성격까지 갖춘 예쁜 오해영이지만, 실상은 여러 상처를 지녀 연민을 불러일으켰다. 구 여친의 감정 조절에 성공하며 배우로서 매력지수를 높인 전혜빈을 만났다.

△ 어제(28일) 마지막 방송은 봤나.
“배우들끼리 마지막 방송을 함께 봤다. 이별할 때의 느낌이 들었다. 사랑을 많이 받은 드라마라 좋은 추억도 많다. 아쉬운 마음이 들어 우리끼리 ‘또 오해영’ 시즌2 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도 했다. 시즌2에서 예지원 김지석 커플이 낳은 아이의 이름을 또 해영이으로 짓자고 말하며 웃었다.”

△ 사랑받은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는지.
“감독님이 ‘모든 캐릭터에 악의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선한 사람이 오해하며 일어나는 해프닝이지, 누군가를 해하는 캐릭터는 원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이 예쁜 오해영에도 반영된 것 같다. 처음에는 얄밉고 주는 것 없이 꿀밤 때리고 싶은 내 캐릭터를 나름의 사연을 지닌 인물로 잘 그려주셨다. 구 여친은 어떤 사연이 있어도 사실 좋아 보일 수 없지 않나.”

△ 결혼 전 날 떠난 오해영, 어쩌면 이해받기엔 이기적이다.
“나 역시 해영이가 결혼식 당일 날 그랬어야 했을까 생각했다. (시어머니와 갈등은)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 풀어갈 수 있는 문제였다. 하지만 늘 사랑 받으려고 애쓴 자신의 모습, 그 치부를 에릭에게 들켰다는게 가장 크게 작용한 것 같다.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불쌍해서 결혼하려했다면 도망갈 수도 있을 법 한 상황이다. 물론 방법은 잘못 됐지만 해영이의 선택이 이해도 간다.”

▲'또 오해영' 전혜빈(사진=나무엑터스)

△ 공감을 할 수 있었나.
“착하고 소심한 사람들은 남에게 피해를 안주고 싶어서 꾹 참다가 어느 순간 폭발한다. 평소 할 말 다하는 사람들에 비해 문제가 클 수 있다(웃음). 나도 그랬던 시기가 있다. 어릴 적에 미움 받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런 노력들이 언젠가는 피해가 될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요즘에는 성격에 대한 불편함을 깨닫고, 솔직하게 의사를 밝히려고 한다. 난 사실 소극적이고 겁도 많다. 직업의 특성상 대외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조절하는 방법들을 알아가고 있다.”

△ 지난 기자간담회에서 흑해영(서현진 분) 캐릭터에 더 공감이 간다고 했다. 예쁜 오해영과 전혜빈의 공감대는 어떻게 찾았는지.
“난 누구보다 내 캐릭터의 편이다. 사실 공감대 형성이 안 돼 속상한 부분이 많았다. 예쁜 오해영은 사랑받고 싶어 아등바등 애를 타는 아이다. 그런 모습에 연민이 들었고 짠했다. 연기적으로 좀 더 설명하고 싶은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내 욕심만큼 채우지 못해 아쉽다.”

△오해영이 둘인 현장에서 스태프들은 두 사람(전혜빈, 서현진)을 어떻게 불렀나.
“처음엔 그냥 오해영으로 불렀다. 감독님이 ‘오해영, 더 오른쪽으로 가’라고 하면 현진이와 내가 동시에 오른쪽으로 갔다. 둘 다 헷갈려하니까 스태프들이 ‘예쁜 해영이’, ‘그냥 해영이’로 불렀다. 부끄럽고 오글거렸다. 난 예쁜 역할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 금수저로 자라지 않아서 이런 캐릭터가 불편하고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예쁜 옷을 입혀준다는데 안 입을 수 없지 않냐(일동 웃음). 서현진이 실제로는 금(금수저)해영이다. 현진이는 정말 뭐든 잘한다. 노래도 연기도 잘한다. 내가 '넌 왜 못하는 게 없냐'고 감탄할 정도였다. 현실에서는 나와 현진이의 캐릭터가 바뀐 것 같다.”

△ ‘또 오해영’은 설렘 가득한 로코물이다. 당신 역시 연애 욕구가 들었을 것 같은데.

“(서)현진이랑 에릭 오빠가 벽키스를 하고 열렬히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교통사고 같은 사랑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난 사랑을 할 때 되게 소심하고 저돌적이지 못하다. 사랑에 짜게 굴었다. ‘또 오해영’ 서현진을 통해 사랑을 배웠다. 감정에 솔직해야 상대에게도 더 큰 사랑을 받는 것 같다. 사랑에 솔직하다는 건 이 관계에 자신이 있다는 거니까, 상대방에도 안도감을 줄 수 있다.”

▲전혜빈(사진=나무엑터스)

△ 전혜빈을 향한 대중의 호감도가 높은 상황이다. 앞으로 어떤 걸 해보고 싶나.
“내가 하고 싶은 캐릭터를 영화에서 찾았다. 오늘(29일) 개봉한 ‘우리 연애의 이력’ 우연이는 나랑 많이 닮아 있다. 연기를 하는 내내 나를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는 예쁜 캐릭터보다 거친 캐릭터를 연기하고, 다양한 작품들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다. 아, 예능도 날 찾아주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 달려가겠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