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퍼 아이언이 신곡 ‘시스템(SYSTEM)’을 발표했다. 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은 지 3개월 만이다. 가사에는 사회에 대한, 특히 가요 ‘시스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가득하다. 하지만 설득력은 다소 떨어지는 모양새다.
노래는 이렇게 시작한다. “죽은 채 보냈지 내 1년/방 한 켠 날 밀어 넣어.” 그리고 등장하는 가사, “어느새 망가져있는 나/이미 예견된 내 몰락”은 이 곡이 자전적인 이야기임을 짐작하게 한다. 그런데 아이언이 찾은 ‘몰락’의 근원은 다름 아닌 ‘시스템’이다. “양아치 소굴”, “의리를 빙자한 비즈니스”가 난무하는 시스템. 아이언은 PD들의 갑질 행태를 비난하고 “청탁을 받는다”며 기자들과 경찰들을 차례로 저격한다.
불합리한 사회에 랩으로 일격을 가한다. 뮤지션으로서 칭찬받아 마땅한 자세다. 그런데 아이언에게는 매서운 혹평이 쏟아질 뿐이다. 무엇이 문제일까.
아이언은 한 때 ‘천재’ 소리를 듣던 힙합계 유망주였다. 어린 나이에 Mnet ‘쇼미더머니3’에서 준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대형 기획사로 스카우트됐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곡 ‘블루(Blu)’는 각종 음원차트 상위권에 안착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3개월 전으로 돌아가 보자. 아이언은 지난 3월 30일 대마초를 수차례 흡연한 혐의(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등)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불구속 입건됐다. 지난해 3월부터 12월 말까지 수차례에 걸쳐 지인의 집 등을 오가며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다. 아이언의 몰락은 이 즈음 시작됐다.

사과는 없었다. 자숙도 없었다. 3개월 만에 발표한 신곡에는, 다만 분노와 공격이 가득하다. 곡 말미에는 탑, 지드래곤, 송민호, 세븐 등을 향한 ‘디스’도 담겨 있다. 맥락 없는 비난, 심지어 사생활 폭로에 가까운 내용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아이언이 비난하는 내용들은 대마초로 문제되기 전 본인이 보여준 행보이기도 하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활동을 못하다가 갑자긴 확 달라진 입장에서 시스템을 비판하니 공감을 사기 어려운 것”이라면서 “애초부터 일관되게 시스템을 거부해왔으면 대중 역시 가사에 진정성이 담겨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판에 자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신의 과오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그의 의견은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디스는 리스펙트 받을 자격이 있을 때, 사회에 대한 불만을 자신을 향한 지지와 동의를 바탕으로 쏟아내는 것”이라는 누리꾼의 의견이 묵직한 잔상을 남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