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30일 KBS2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극본 채승대, 연출 김종연 임세준)이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김길도(조재현 분)가 소태섭(김병기 분)을 총살하고 자신 또한 궁락원에 들어가 생을 마감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김길도는 무명에게 “이건 네가 복수하는 게 아니다. 내가 스스로 끝내는 것”이라며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복수극을 표방한 작품이지만 종영까지 이렇다 할 일격은 없었다. 인물들 사이의 복잡한 관계가 한몫했다. 부모님의 원수를 갚고자 하는 무명과 채여경(정유미 분), 궁락원을 노리는 고강숙(이일화 분)과 설미자(서이숙 분), 친모의 죽음을 파헤치던 김다해(공승연 분)가 김길도와 적대 관계를 형성하며 암투를 벌였다. 아울러 비리 국회의원 소태섭(김병기 분), 최 의원(엄효섭 분) 또한 정계 진출을 꿈꾸는 김길도와 갈등을 벌였다. 이들은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서로를 배척하기도, 손을 잡기도 했고, 심지어 공공의 적 김길도와도 한 배를 탔다. ‘한 방’을 날리기엔 얽혀있는 실타래가 너무도 복잡했다.

특히 주인공 무명과 여경의 활약이 아쉬웠다. 최종회에서 무명이 한 일이라고는 자살하는 길도를 향해 “안 돼!”라고 외친 것뿐이었다. 여경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소태섭에게 “나는 사람을 죽이지 못하지만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은 것은 아니다”고 경고를 남겼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못했다. 제작진은 복수에 매몰돼 길도와 같은 괴물로 변모해 가는 두 사람의 모습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이들은 길도처럼 비열하지도, 치밀하지도, 심지어 과감하지도 못했다.
김길도로 인해 시작된 이들의 갈등과 암투는 아이러니하게도 김길도에 의해 해결됐다. 모두가 이를 갈고 칼을 갈며 김길도를 겨냥했지만, 막상 자력으로 해낸 일은 많지 않다. 덕분에 작품의 메시지가 모호해진 것도 사실. 김길도의 자살로 허를 찔렀지만 정작 찔린 곳이 아프지 않았던 결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