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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소울페스티벌②] 에릭 베넷, 진정 ‘아재파탈’

▲에릭베넷(사진=워너뮤직)
▲에릭베넷(사진=워너뮤직)
“아마 여러분들 중에 이 노래 덕분에 태어난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이유가 궁금하다면 부모님께 물어보세요.” 90년대 히트곡을 소개하던 에릭베넷이 관객들을 향해 질펀한 농담을 던졌다. ‘아재 개그’라 비난(?)받아 마땅한 멘트지만, 에릭 베넷의 입을 타고 흐르니 마냥 유쾌하기만 했다.

지난 13~14일 열린 ‘서울 소울 페스티벌 2016’, 에릭 베넷은 첫 날 오후 6시 소울 스테이지에 올라 한국 팬들을 조우했다. 지난 2014년 ‘서울 재즈 페스티벌’ 출연 이후 2년여만의 내한. 페도라와 조끼, 선글라스로 멋을 낸 에릭 베넷은 세 명의 미녀 댄서들과 함께 무대에 등장했다. 이어 ‘초콜릿 레그(Chocolate leg)’가 시작되자 공연장의 공기는 순식간에 달큼해졌다.

이날 에릭 베넷은 90년대 디스크자키 같았다. 다정하게 노래를 설명하며 무대를 이어나갔다. 때론 친절했고 때론 느끼했다. 하지만 모두 즐거웠다. 치열하게 발광하던 태양도 잠시 숨을 고르던 때였다. 푸르던 하늘이 희미해지고 그 사이로 오묘한 노을빛이 어스름히 스며들었다.

“17년 전 발표된 노래인데 아직도 결혼식장에서 많이 불린다고 하더군요. 사람들이 사랑을 맹세할 때에 제 노래를 부른다는 건, 작곡가로서 제게 큰 의미를 남깁니다. 원곡은 타미아와 불렀는데 오늘은 재능 있고 아름다운 제시카 줄리아와 함께 할게요.”

‘스팬드 마이 라이프 위드 유(Spend My life with you)’를 선곡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두 사람의 달콤한 듀엣은 초저녁 미풍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순간을 만들어냈다. 원곡에서는 타미아가 나른한 목소리로 마음을 간질였다면 제시카 줄리엣은 한층 생기발랄한 목소리를 들려줬다. 에릭 베넷은 노련한 쇼맨쉽으로 관객들의 환호를 얻었다.

이날 에릭 베넷은 섹시한 분위기가 일품인 ‘스패니쉬 플라이(Spanish fly)’, ‘돈 렛 고(Don't Let go)’를 비롯해, 흥겨운 ‘조지 포지(georgy porgy)’와 ‘뉴스 포 유(News for you)’, 팔세토 창법이 돋보이는 ‘섬타임즈 아이 크라이(Sometimes I cry)’, 앙코르곡 ‘와이 유 팔로우 미(why you follow me)’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여성 팬들의 눈에서는 하트가 쏟아져 나왔고 남성 팬들은 신음에 가까운 감탄사를 쏟아냈다.

▲에릭베넷과 맥스웰이 공연 전 코엑스에서 깜짝 회동했다.(사진=에릭 베넷 SNS)
▲에릭베넷과 맥스웰이 공연 전 코엑스에서 깜짝 회동했다.(사진=에릭 베넷 SNS)

“제 커리어에 있어서 몇 번의 하이라이트가 있었죠. 데이빗 포스터를 만난 것도 그 중 하나에요. 그와 함께 만든 음반이 ‘허리케인(Hurricane)’입니다.” 지난 2005년 발매된 에릭베넷의 정규 3집 ‘허리케인’은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수작이다. 익숙한 제목이 들려오자 관객들의 함성은 더욱 커졌다. 영광의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 휴대전화 카메라를 높게 쳐든 손길들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에릭 베넷은 동명의 타이틀곡 ‘허리케인’과 수록곡 ‘더 래스트 타임(The last time)’, 그리고 ‘스틸 위드 유(Still with you)’를 연이어 들려줬다. ‘스틸 위드 유’를 부르기 전 에릭 베넷은 무대 앞쪽으로 걸어 나오더니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는 자상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제가 여기에 앉아도 잘 보이시나요? 좋아요. 음…. 살아가면서 때로 사랑하는 사람이 하늘나라로 떠나가는 일이 벌어지죠. 대부분 예상치 못한 시점에 일어나고, 그래서 우리를 너무 많이 아프게 만들어요. 이 노래는 떠나간 사람의 눈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쓴 곡이랍니다.”

환호성은 잦아들었다. 관객들은 눈을 감거나 손을 휘저으며 각자의 방식대로 노래에 젖어들었다. 에릭베넷은 관객들의 모습을 두 눈 가득 담으며 노래를 이어갔다. 간혹 얼굴에 미소가 번져 오르기도 했다. “평화로운 꿈을 꿔요. 당신이 눈을 뜰 때, 내가 당신 곁에 있음을 알게 될 거예요.(Dream in peace. When you wake, you will know I'm still with you)” 아름다운 가사와 포근한 목소리가 긴 잔상을 남겼다. 에릭 베넷과 함께 한 70분, 올 여름을 통틀어 가장 로맨틱한 시간이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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