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부로 애틋하게'가 끝났지만 아쉬움에 대한 목소리는 여전하다.
8일 KBS2 수목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가 20회로 종영됐다. 방송 기간은 3개월 여였지만 촬영이 지난해 11월말 시작된 것을 고려하면 1년 여의 프로젝트가 드디어 마무리된 것. 그럼에도 그 뒷모습은 '애틋'하지 못했다.
'함부로 애틋하게'에 쏠린 관심은 방송 전부터 어마어마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등을 히트시킨 이경희 작가와 김우빈, 수지의 조합만으로도 일거수일투족이 화제를 모았고, 티저가 공개될 때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더욱이 '함부로 애틋하게'에 앞서 방영된 김은숙 작가의 '태양의 후예'가 시청률 38%로 막을 내리면서 사전제작으로 완성도를 높였다는 '함부로 애틋하게'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함부로 애틋하게'가 막상 공개되고 난 후엔 찬사보다는 혹독한 비평이 쏟아졌다. 그리고 이런 평가는 마지막까지 이어졌다. '미리 찍어 놓아 고칠 수 없다'는 사전 제작 문제의 대표 사례가 돼 버렸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이경희 작가의 전작 '참 좋은 시절'이 보여준 문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고교시절 서로 좋아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 현실의 벽에 부딪히며 서로를 오해하고 엇갈리다 결국엔 다시 만난다는 기본 골자도 동일하다. 이 과정을 풀어가면서 "질질끈다", "늘어진다"는 평가 역시 같다.
이경희 작가는 대한민국 최고 작가 중 하나였다. '고맙습니다'를 통해 악역 없는 착한 드라마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고, '상두야 학교가자'같은 발랄한 로맨스부터 '미안하다 사랑하다'같은 절절한 멜로까지 모두 가능한 이야기꾼이었다.
하지만 '참 좋은 시절'에 이어 '함부로 애틋하게'까지 반복된 이야기 굴레, 반복된 실수를 하면서 "예전의 명성에 미치지 못한다"는 반응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함부로 애틋하게'의 경우 이경희 작가가 캐스팅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직접 챙겼기에 이런 비판은 더더욱 피하기 힘들다.
'함부로 애틋하게'는 8.4%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동시간대 최저 시청률이다. 이 마저도 이야기가 아닌 김우빈, 수지라는 두 청춘 스타의 힘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기대 속에 시작했지만 초라하게 떠나는 '함부로 애틋하게'다. 앞으로 이경희 작가가 '함부로 애틋하게'로 무너진 자존심을 다시 세울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