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김영광(사진=구혜정 기자photonine@)

"강아지를 곧 키우려고요. 이름은 고난길로 지으려고 해요."

곧 키울 강아지에게 배역 이름을 붙여주겠다고 마음 먹은 김영광(29)에게 KBS2 '우리집에 사는 남자'는 각별한 작품이었다. 데뷔 10년 만에 따낸 첫 지상파 미니시리즈 주인공이라는 것을 빼고도 연기자 김영광의 가치를 입증하고, 스스로에게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는 점에서 고마운 드라마다.

촬영 막바지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위가 붓는 증상까지 나타났지만 김영광은 인터뷰 내내 '우리 집에 사는 남자'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혼자사는 김영광에게 '우리 집에 사는 남자'와 얽힌 뒷 이야기를 들었다.

▲김영광(사진=구혜정 기자photonine@)

"피드백이 좋아진 점이 고맙고 감사한 부분인 것 같아요. 이제 조금은 자신감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웃음) 연기에 있어서 제가 지금껏 해왔던 방식이 대중적이지 않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건가 하는 걱정도 있었거든요. 수애 누나, 그리고 연출해준 김정민 PD님께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웃으면서 찍었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은 것 같아요."

'우리 집에 사는 남자'는 연하인 새 아빠와 직장에서는 똑부러진 커리어우먼이지만 집에서는 허당인 여성의 로맨스를 담은 작품. 김영광은 주인공 고난길 역을 맡아 연하 새 아빠부터 첫 사랑을 수년간 지켜온 지고지순한 순정까지 다채로운 면모를 드러냈다.

고난도 액션 장면을 찍다가 머리에 혹이나는 부상을 당하기도 했지만 김영광은 "진짜 아파서 방송에서는 더 리얼하게 나왔던 것 같다"며 웃음을 보였다.

"가장 신경쓰고 칭찬을 받았을 때 기분이 좋았던 건 눈빛 연기에 대한 부분이에요. 연상과 연애를 해 본적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도 됐고, 극을 시작하기 전부터 자기 최면처럼 '이 사람과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도 많이 해요. 그래서 수애 누나에게도 정말 적극적으로 다가갔거든요. 드라마를 찍을때 만큼은 정말 수애 누나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누나도 제가 하는 걸 다 받아줬어요. 차갑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어요."

▲김영광(사진=구혜정 기자photonine@)

김영광이 극중 수애를 두고 대립각을 세웠던 이수혁은 모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친했던 사이. 드라마 KBS2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함께 찍기도 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에 출연했던 김영광, 이수혁, 성준, 김우빈, 홍종현 등 모델 출신 배우들은 지금도 수시로 만나는 관계다. 일각에서는 이들을 '모델 어벤져스'라고 칭하기도 한다.

"수혁이랑은 촬영을 안할 때도 자주 봐서요. 오히려 촬영장에서는 수애 누나랑만 얘기했던 거 같아요.(웃음) 수혁이랑 같이 촬영하는게 편하기도 하고, 각자 평소 말투를 아는 데 연기할 땐 다른 말투를 쓰니까 그게 어색하고 민망하기도 했던 거 같아요. 그래도 저희 둘이 같이 나오니까 다른 친구들도 응원해주고요. 저희끼리 같이 나오는 작품을 기대하는 분들도 계신데, 그건 우빈 님의 결정이 중요할 거 같아요.(웃음)"

'우리 집에 사는 남자'라는 작품을 만났다는 것 뿐 아니라 서른살이 됐다는 점에서 2016년은 김영광에겐 특별한 시간이었다. 김영광은 "서른살이 됐다는 것 보다 서른 한 살이 된다는 게 더 두렵다"면서 솔직한 심정을 전하면서도 "아직도 어떻게 필모그라피를 쌓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고 솔직하게 토로하기도 했다.

▲김영광(사진=구혜정 기자photonine@)

그동안 차근차근 성장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꾸준히 모델로서 런웨이에 서고 화보 촬영을 해왔던 김영광이다. 때문에 김영광에게 모델과 배우,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김영광은 앞으로도 모델과 배우를 병행하고 싶다는 의지 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타이틀을 정해야 하나요? 전 모델과 연기 모두 좋아요. 쇼를 안서거나, 화보에 적게 나온다고 해서 모델 일 팽게치고 배우만 하겠다 한 적도 없고요. 하나 선택하는 건 힘들고 둘 좋아하는 직업이고 늙더라도 할 수 있으면 했으면 좋겠어요."

연예계 데뷔 10년. 여기에 솔직한 입담, 듣는 사람을 저절로 호응하게 만드는 대화 솜씨를 갖고 있었지만 김영광은 "예능은 무섭고 떨린다"고 두려움을 숨기지 않았다. TV를 통해 무언가를 보여주기 보다는 홀로 집에서 요리를 하고, 만화책이나 웹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즐겨한다고 고백했다. 집에 보유하고 있는 만화책만 500여권, 여기에 요일별로 구독하는 웹툰이 정해져있을 만큼 만화 '덕후'인 김영광은 "'부활남'이라는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활남'은 제가 정말 재밌게 본 웹툰이에요. 우연히 자신이 죽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이 옆집에 사는 여중생을 구하기 위해 조직폭력배 사무실에 가스통을 던지고, 다시 살아나고 이런 에피소드들이 나와요. 그런 새로운 캐릭터를 도전하고 싶어요. 이번에도 연하 새 아빠라는 설정이 있었던 것 처럼 그런 새로움이 있는 게 재밌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