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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초점] '예쁜 누나' 전통적 女 윤진아, 건강하게 성장할까?

(사진=JTBC)
(사진=JTBC)

미투(Me too) 운동 한창이다.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서도 직장 내 성추행을 극의 한 축으로 삼고 이야기를 전개한다. 극중 남자 상사들은 여직원이 당연히 술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고 신체 터치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다가 회사 차원에서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하자 남직원들은 당황한다. 그리고 “남자들끼리 무슨 재미냐”라며 2차(노래방)를 가지 않는다.

회사 분위기가 달라진 건 윤진아(손예진 분)의 변화 덕분이다. 윤진아는 그동안 ‘윤탬버린’으로 불릴 정도로 상사의 무리한 부탁에 ‘OK’를 외치는 인물이었다. 그가 변한 건 직장에서 자주 성희롱을 일삼는 공 차장(이화룡 분)과 지방 출장을 가게 되면서부터다. 윤진아는 평소와 달리 공 차장과 따로 차를 타고 가고, 점주와 점심을 먹자는 제안도 거절한다. 그 이유는 새로 사귀게 된 남자친구 서준희가 공 차장과 함께 가는 것을 못마땅해 하자 함께 여행을 가게 되고, 그와 함께 점심을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후 윤진아는 회사에서도 술을 따르지 않는다. 당황한 직장상사는 “무슨 바람이 불어서 윤탬버린이 변한거야?”라고 묻는다. 윤진아는 “내가 소중한 존재인 줄 몰랐는데 어떤 사람이 날 아껴주는 걸 보면서 나도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게 됐다”라고 대답한다.

결론적으론 윤진아는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신념이 바뀔 수 있는 토대가 된 건 윤진아 자체가 아니라 남자친구인 서준희(정해인 분)로부터 나온다는 것이 문제다. 만약 윤진아가 서준희라는 남자를 만나지 못했다면 그는 여전히 윤탬버린으로 남았을 지도 모른다.

직장 내뿐만 아니라 개인 윤진아가 가진 갈등 상황은 더욱 문제가 있다. 윤진아의 로맨스를 방해하는 요소는 부모님과 전 남자친구다. 윤진아는 이런 위기로부터 전통적인 여성상으로 대처한다.

우선 윤진아는 서준희와의 만남을 부모님에게 숨긴다. 서준희가 4살 연하인 데다가 친한 친구의 동생이며, 그의 집안이 부모가 생각하기에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연애를 가장 먼저 알게 된 남동생(위하준 분)은 “너는 남자를 만날 때마다 사고를 치냐”라며 혼을 낸다. 연애를 눈치 챈 아버지(오만석 분)는 딸이 남자친구 존재를 털어놓지 않자 걱정한다. 35살인 윤진아는 이제 막 시작한 연애조차 부모에게 보고하고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윤진아는 자신이 비밀로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며 무릎을 꿇는다.

특히 지난 7회 마지막 장면에서 윤진아는 또 한 번 무릎을 꿇었다. 아버지에게 준희와 사귄다는 사실을 고백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왔다. 이와 같은 장면을 연출한 의도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안판석 PD는 “대본은 지난해 쓰였다”라고 말문을 열더니 “작가가 과거 자신 친구의 연애담을 듣고 쓴 것이다. 그 친구가 비슷한 상황에서 부모님께 털어놓기 위해 고민을 했고, 여러 가지 상황을 시뮬레이션을 해봤지만 결국엔 부모님 앞에서 무릎이 꿇어지고 눈물이 터졌다고 하더라. 특수한 에피소드인데 공감이 됐다”라며 “윤진아가 얼마나 성숙하게 되는지, 그 물음이 단 한순간의 울음으로 표현이 되는 예쁜 장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안판석 PD는 현실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리얼하다고 이야기 하면서 ‘특수한 상황’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 독특한 상황을 비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사진=JTBC)
(사진=JTBC)

또한 윤진아는 지질한 전 남자친구 이규민(오륭 분)에게 고통을 받는데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서준희의 존재 자체만으로 위로 받는다. 이규민은 진아의 나체 사진을 가지고 있고, 성폭행을 시도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인간이다. 남자친구였던 규민 명의의 핸드폰을 가지고 있던 진아는 핸드폰을 다시 만들기 위해 다시 규민을 만나게 되는데, 규민은 진아를 차에 태운 후 같이 죽자며 고속도로에서 질주를 시작한다. 범죄를 저지른 후 경찰이 찾아오긴 하지만 규민은 여전히 당당하며, 피해자인 진아는 현장을 찾아온 서준희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 한다. 진아는 서준희가 화를 내는 것 같자 자신이 오늘 준희 집에서 자고 가려고 했다고 말한다. 큰 문제가 발생했지만 두 사람은 금세 다시 행복해진다. 이런 모습을 보았을 때, 진아는 30대 여성이란 설정이 무색할 정도로 행동이 어리고 미숙하다.

마지막으로 기자간담회에서는 “진아가 연애를 하면서 성장한다”라는 안판석 PD의 이야기에 남성인 서준희의 캐릭터는 어떻게 성장했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안판석 PD는 “드라마의 주인공은 1명이다. 여기선 윤진아가 주인공이다”라면서도 “서준희도 변한다. 처음에는 가볍고 능청떠는 인물이었지만 진지하게 변해간다. 앞으로도 변해갈 것이다.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앞으로 윤진아와 서준희의 비밀연애를 알게 될 사람은 엄마와 친구 경선이 남았다. 과연 안판석 PD의 이야기처럼 윤진아와 서준희는 주변 사람들에게 건강한 방법으로 열애 사실을 밝히고 제대로 성장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주희 기자 jhyma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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