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대표’ ‘추격자’ ‘범죄와의 전쟁’ ‘군도’ ‘터널’ ’아가씨‘ ’신과함께’ 등 화려한 필모그래피를 만들어온 배우 하정우의 땀과 기도를 엿볼 수 있는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가 출간됐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카페에서 열린 배우 하정우의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 출간 기자간담회가 진행되었다.
‘걷는 사람, 하정우’는 ‘배우 하정우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하루 3만보, 심지어 하루 10만 보까지도 기록한 적 있는 ‘자연인 하정우가 실제로 두 발로 땅을 밟으며 몸과 마음을 달랜 걷기 노하우와 걷기 아지트’, 그리고 ‘걸으면서 느낀 몸과 마음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2011년 배우이자 화가로서의 삶을 담은 첫 에세이 ‘하정우, 느낌 있다’ 이후 7년 만에 펴낸 두 번째 책이며, 또 한 번 문학동네에서 출간했다.
이날 하정우는 “늘 극장에서 기자들을 뵙다가 출판의 도시 합정에서 만나게 되어 쑥스럽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이 책을 준비하게 된 것에 대해 “2010년 문학동네와 인연이 되어 ‘느낌있다, 하정우’ 책을 쓰게 되었다. 그때 5년에 한 번은 삶을 정리하면서 할아버지가 될 때까지 작업을 해나가기로 다짐했다. 배우로서, 한 사람으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았다. 그런데 7년 만에 새 책을 내게 되었다. 그간 7년 간 나의 가장 큰 화두는 ‘어떻게 하면 가성비 높은 휴식을 취할까’였다. 그래서 걷기에 빠져들게 되었고 이 책까지 나오게 된 것 같다”라고 소개했다.
이 책은 지난 3월부터 기획되어 11월 중순까지 교정이 진행되었다. 충무로에서 누구보다 바쁜 하정우가 책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때 그때 일기를 써왔기 때문이다. 하정우는 “현장 스태프를 포함해서 1년에 1000명 정도의 사람을 만나는 상황에서 정신없이 살아가지 않고 무의식적으로 정신을 차리려”고 노력한다며 “순간 맞이한 상황과 감정들을 늘 기록하려고 한다. 책을 준비하기 위해 일기장을 뒤적이면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낼까 생각했다. 책에 나온 사진은 내 휴대전화에 있는 것이고, 내 얼굴이 나온 사진은 소울메이트인 배우 한성천이 찍어줬다”라고 설명했다.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글을 쓰면서 가장 신경 썼던 것은 자신의 말투를 그대로 표현하는 것이었다. 하정우는 “어떻게 하면 음성지원 되게 읽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렇게 해야지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 과정에서 내가 평소에 어떻게 말하는지 한 번 돌아봤다”라고 이야기 했다.

‘걷기’란 보통 혼자서 하는 행위이지만, 하정우는 늘 다른 사람들에게 걷기의 장점을 권유해왔다. 배우 및 영화 제작자ㆍ일반 친구들을 포함해 21명의 걷기 모임 멤버들이 있으며, 책을 출간하는 것 역시 ‘함께’ 함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것일 테다. 하정우는 “문학동네와 처음 이야기 했을 때, 독자들에게 교만한 가르침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지만, 좋은 게 있으면 나눠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라고 말하면서, 이번 책에 하고 싶은 말을 잘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출연했던 영화가 재밌는지 안 재밌는지 판단을 못 하는 것처럼, 책은 더더욱 모르겠다. 보편적이지만 살아가면서 중요한 일상이 무엇인지 이야기 하고 싶었을 뿐이다. 전업 작가가 아니기 때문에 재밌게 읽어주시고 행간에 숨어 있는 나의 이야기를 읽어주시기를 바랄 뿐이다”라고 대답했다.
하정우에 따르면, 알다시피 걷는 것에는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다. 다만 그는 “중간에 꼭 휴식을 취해야 한다. 나는 ‘1교시’라고 표현하는데, 40분 정도 걷고 10분 정도 쉬어야 한다. 나 같은 경우는 많게는 10교시까지 하는 경우가 있는데, 아무리 많이 걷는 사람이라도 중간에 쉬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한다. 과욕을 부리면 물집이 생기거나 관절이 아프다. 운동화도 잘 신어야 한다. 패션 운동화는 안 된다. 에어가 충분한 워킹화를 신어라”라며 기본적이지만 꼭 지켜야하는 원칙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하정우는 약속한 대로 5년 후엔 또 다른 책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로서 한 작품씩 하다 보면 5년 후에 또 다른 이야기 할 거리가 생길 거라고 믿는다. 5년 후 이런 자리를 또 다시 갖길 간절히 바란다. 귀엽게 봐 달라”라고 인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