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로 코미디언 자니윤이 별세했다. 향년 84세.
자니윤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원조 한류스타로 한 시대를 풍미한 코미디계 대부였다.
자니윤은 미국에서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 활약하며, 현지 인기 토크쇼에 아시아인 최초로 출연했다. 또 한국에서는 최초로 자신의 이름을 건 토크쇼를 진행했다.
고인은 1977년 산타모니카 코미디 클럽에서 NBC '투나잇쇼' 호스트이자 미국의 저명한 방송 진행자 자니 카슨에게 발탁돼 아시아인 최초로 해당 프로그램 무대에 올랐다 . 그는 시청자들에게 인상 깊은 코미디를 선보였고, 이후로도 이 프로그램에 30회 이상 출연하며 미국인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투나잇쇼'로 승승장구한 뒤로 NBC에서 '자니윤 스페셜 쇼'를 진행하며 MC가 됐다. 1973년엔 뉴욕 최고 연예인상을 수상했다.
1980년대엔 저예산영화 '데이 콜 미 브루스?'(They Call Me Bruce?)의 주연을 맡기도 했다.
고인이 1989년 KBS에서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방송한 '자니윤쇼'는 한국 토크쇼의 원조격이다. 당시 시청률 불모지였던 오후 11시에 편성됐지만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로는 수위 높은 농담도 오갔다.
그의 수위 높은 유머는 딱딱한 사회 분위기에 맞지 않아 프로그램은 방송 1년 만에 폐지됐다. 후에 고인은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해 "당시에는 언론의 자유가 없었고 방송에서도 제한된 것들이 많았다. 열심히 방송을 해도 편집당하기 일쑤였다. 나는 정치·섹시 코미디를 즐겼는데 (이에 대한) 제재를 많이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자니윤쇼' 이후로 고인은 SBS TV '자니윤, 이야기쇼', iTV 토크쇼 '자니윤의 왓츠업(What's Up)', KBS '코미디 클럽', SBS골프채널 '자니윤의 싱글로' 등에 출연했다.
뇌출혈로 쓰러진 뒤 자니윤은 국내에서 5개월간 재활 치료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이혼한 전 부인 줄리아리와 요양 병원에서 생활했다.
2017년 12월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한 고인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이 줄리아와 결혼한 것"이라며 "사람들이 나를 생각하면 인생을 재밌게 행복하게 사는 사람으로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