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지상파, 종합편성채널, 케이블TV 등 기존 미디어들이 제작하는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유수의 해외 드라마들까지 안방에서 손쉽게 볼 수 있는 시대다. 콘텐츠 대홍수 속에서 좋은 콘텐츠의 정보를 미리 접하는 건 필수가 됐다.
'비즈X웨이브 리뷰'는 비즈엔터가 국내 첫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 큐레이션 코너다. 놓치기 아쉬운 고퀄리티 콘텐츠들을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편집자 주]
요즘은 어딜 가나 모든 것이 기록되는 디지털 세상이다. 그래서 내가 한 행동들이 모든 장소에서 기록된다. 가끔은 그런 기록들이 캡처(Capture)돼 인터넷에 돌아다닌다. 그리고 그것은 자신을 옭아매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BBC에서 방영된 영국 드라마 '더 캡처(The Caputure)'는 바로 이런 상황을 소재로 한 드라마다. 범죄 수사물의 외피와 스릴러의 내피를 가진 잘 꾸며진 작품이다. 몰입도가 높아 다음 에피소드를 연이어 볼 수밖에 없는 웰메이드 추리, 스릴러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다.
'더 캡처' 주인공 숀 에머리(칼럼 터너)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 갔던 영국 군인이다. 숀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비무장한 현지인을 사살한 영상이 찍혀 재판장에 서지만 무죄판결을 받고 자유의 몸이 된다. 하지만 자유의 몸이 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다음날, 숀은 또 다른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다. 바로 숀이 자신을 변호해 준 변호사 한나(로라 하드 독)를 폭행하고 납치했다는 것. 숀은 자신의 범행을 극구 부인하지만 경찰은 CCTV를 증거로 그를 용의자로 확신하고, 숀은 CCTV 영상을 보고 충격에 빠진다. 과연 CCTV에는 어떤 장면이 찍혔을까? 누가 거짓을 말하고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일까?
영국 드라마 '더 캡처'의 매력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드라마 초반부터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한다는 점이다. 1화부터 주인공 캐릭터를 파악하기도 전에 일어나는 빠른 전개는 끊임없이 이야기를 추리하게 만든다. 별다른 장치가 없지만 이야기를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드라마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특히, 드라마는 CCTV 등 각종 IT기기에 일거수일투족이 감시당하는 현대인의 모습이 잘 그리고 있다. 이제 우리가 '기술 뒤에 숨을 곳은 없다'고 드라마는 말한다. 그래서 '더 캡처'는 범죄 수사물의 플롯에 현대 사회의 문제(개인 정보 보호)를 잘 버무린 드라마라는 결론이다.
당초 이 시리즈는 영국 BBC ONE에 2019년 9월 3일 첫 방송됐는데 당시 큰 호응을 얻었다. 영화 드라마 평가 사이트 IMDB에서도 7.8점의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영국 방영 당시, 언론 등의 평가도 좋았다. 영국 유력 신문인 텔레그래프는 평점 4점(5점 만점)을 주면서 '주목해야 하는 드라마(riveting)'라고 평했다. 다른 신문인 인디펜던트(The Independent)는 "현대의 디지털 감시 사회를 한 일종의 빅 브라더 스릴러물"이라고 언급했다.
'더 캡처'는 참신한 소재와 연출, 캐스팅까지 여러 면에서 만족스러운 드라마다. 특히 탁월한 캐스팅의 젊은 두 주연 배우가 심도 있는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숀 에머리 역을 맡은 영국 배우 칼럼 터너는 영화 '신비한 동물 사전', 영드 '전쟁과 평화' 등에 출연했다. 반항기 있는 소년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만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수수께끼 같은 숀 역할과도 잘 어울린다.
형사 레이첼 역의 홀리데이 그레인저는 영화 '신데렐라', 영드 '보르지아' 등의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는 잔뼈가 굵은 영국 배우다. ‘더 테러’에서 대테러 수사대 SO15 출신 형사 역을 맡아 야망 있고 당찬 성격의 캐릭터를 매력적이게 표현했다.
두 주연 배우 외에도 ‘더 캡처’는 유명 배우들이 다수 출연한다. 미국 드라마 '다빈치 디몬스',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2'에 출연한 로라 하드독이 변호사 한나 역으로 출연하고, 영국 드라마 '더 크라운'에서 마가렛 공주의 연인 타운젠트 대령 역을 연기했던 벤 마일즈가 대니 역을 맡았다. 영국 드라마 '마이 매드 팻 다이어리'의 사랑스러운 주인공 레이를 연기했던 샤론 루니도 출연한다.
테러와 범죄에 대한 이슈가 날로 부각되고 있는 영국의 현실을 보여준 드라마 '더 캡처'는 추가 시즌 없이 미니 시리즈로 마무리되는 결말이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정주행만 하면 된다.
※ 이 리뷰는 웨이브 공식 리뷰어 '은빛유니콘', '데쓰노트' 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