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방송되는 EBS '나눔 0700-고물 동상이몽'에서는 고물이 산더미처럼 쌓인 70년이 넘는 흙집에서 살고 있는 가족의 안타까운 사연을 만나본다.
전라도의 어느 시골 마을 산더미처럼 고물이 쌓인 집이 있다. 마당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각양각색의 고물들. 배 엔진부터, 농기구, 라디오 등 없는 것이 없다. 고물의 주인은 다름 아닌 아빠 순갑(71세) 씨. 결혼 전부터 줄곧 고물 재테크를 해왔다. 젊어서 보석세공 일을 했던 터라 손기술 하나는 알아준다. 주운 고물을 고쳐서 시장에 내다 팔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고물이 값어치가 나갈지 모르니 보이는 족족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게 지금의 고물 산을 이루게 됐다. 넘쳐나는 고물 때문에 발 디딜 틈도 없이 변한 집. 가족은 아빠의 고물 일을 반대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장남인 종석(13세) 군의 항의가 거세다. 아빠를 이해할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는 아들 모습에 순갑 씨도 적잖이 당황했다.
◆71세 늦깎이 아빠의 가슴앓이
사실 몸에 장애를 지니고 있는 아빠 순갑 씨. 소아마비로 오른쪽 다리를 잘 쓰지 못합니다. 어려운 형편에 비싼 의족을 살 수 없어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 몸도 몸이지만 뇌졸중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홀로 병간호하면서 고물 줍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 직장을 구할 수도 없었고, 먹고 살기 위해선 뭐든 해야만 했다. 예전만 해도 고물을 고쳐 시장에 내다 팔면 값이 꽤 나가 생계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런데 달라진 요즘 세태. 고물을 찾는 이들이 거의 없어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늦게 결혼에 쉰여덟이 돼서야 그토록 바라던 아빠가 된 순갑 씨. 가족에게 어떻게든 든든한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싶은데 처분하지 못한 고물만 쌓여가니 답답할 따름이다. 애물단지가 된 고물을 버리고 싶지만 가족을 지탱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또 고물이라 쉬이 결정할 수가 없다.
◆지은 지 70년이 넘는 흙집
집을 구할 여력이 되지 않아 버려진 빈집을 수리해 임시로 지내고 있는 가족. 지어진 지 족히 70년이 넘는 흙집은 위태롭기만 하다. 벽에 난 구멍으로 수시로 쥐가 드나드는 데다 전기 합선이 빈번하게 일어나 화재 위험도 높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가장 걱정인 엄마 월화(51세) 씨. 일손이 부족한 식당이나 밭에 가서 일용직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힘들게 일해도 수입이 일정치가 않으니 막막하기만 한 생계. 종석 군은 힘들게 일하는 엄마가 안쓰럽기만 하다. 고물 때문에 아빠에게 대든 것도 내내 마음에 걸린다. 무슨 일인지 주워 놓은 트랙터를 고치는 데 매진하는 순갑 씨. 고심 끝에 아들과 약속을 한다. 과연 그 약속은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