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방송되는 EBS ‘바닷가 사람들’에서는 흑산도 홍어잡이 배들이 검푸른 바다에서 사투를 벌인다.
귀한 몸값 자랑하는 흑산도 홍어. 산란기를 맞아 살이 통통하게 오른 홍어들이 잔뜩 몰려든다. 흑산도에서 배로 5시간 거리, 오직 노련한 어부들만이 홍어가 몰려다니는 길을 찾아낸다. 잠시도 한눈팔 수 없는 위험천만 서해 바다. 홍어가 줄줄이 걸려 올라오는 순간, 두려움은 사라지고 탄성이 쏟아진다. 톡 쏘는 맛, 강렬한 냄새를 따라 거친 바다를 항해해 보자.

홍어를 잡을 때는 미끼를 쓰지 않는다. 1,000m가 넘는 낚싯줄에 ‘7’ 자 모양의 낚싯바늘과 추가 일정한 간격으로 매달려있는 주낙을 이용한다. 홍어가 다니는 길에 주낙을 놓고 며칠을 기다린다. 그러면 제 갈 길 가던 홍어가 바늘에 걸려들고 만다. 바닥으로 다니는 홍어의 습성을 간파한 흑산도의 전통 홍어 낚시법이다.

수평선 위로 붉은 해가 떠오르던 날, 느낌이 좋다. 홍어잡이 성패의 8할은 선장에게 달려있다. 34년간 흑산도에서 홍어를 잡아 온 베테랑 심동열 선장이 성실하게 일지를 적는 이유다. 어부의 감은 틀리지 않았다. 건져 올린 주낙에서 홍어가 줄줄이 올라온다. 모든 뱃사람의 꿈, 만선이다.

육지에서는 삭힌 홍어의 톡 쏘는 맛을 즐기지만, 흑산도에서는 싱싱한 홍어를 먹는다. 산지의 특권이랄까. 홍어를 먹기 좋게 저미는 김정진 할머니의 칼질엔 정성이 가득하다. 오직 남자들만 위판장에 드나들던 시기, 최초의 여성 중매인이 되었단다. 지금은 딸이 그 대를 이어 흑산도 큰손이 되었다. 두 모녀에게서 홍어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을 듣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