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펜트하우스'를 하면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방금도 카페 직원들이 저를 보더니 '어?!'하고 놀라시던데요. 하하."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배우 한지현은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작 전 1500명이던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50만 명을 넘었다면서 작품의 인기를 간접적으로 느낀다고 밝혔다. 하지만 작품의 인기와 함께 밀물처럼 밀려 들어온 관심인 만큼, 언제든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도 있기에 인기에 연연하기보단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남겼다.
한지현은 지난달 시즌2까지 마무리된 '펜트하우스'에서 주단태(엄기준)와 심수련(이지아)의 딸 주석경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배로나(김현수)와 유제니(진지희)에게 학교 폭력을 행할 때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아버지 주단태에게 학대와 폭행을 당할 땐 짠 내를 유발했다. 시청자들에게 있어 주석경은 애증의 캐릭터다.
"처음엔 주석경이 욕먹을 땐 마음이 아팠어요. 그런데 석경이를 오래 연기하다 보니까 캐릭터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가고, 캐릭터에 애정이 생기더라고요. 제가 석경이를 좋아하게 된 이후로는 욕먹는 것도 상관이 없어요. 그만큼 제가 연기를 잘했다는 거니까요."
극 중 주석경의 주도로 청아예고에서 벌어진 학교 폭력은 사회적인 이슈들과 맞물려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극했다. 한지현 역시 "주변에서 친구들 좀 그만 괴롭히란 말을 많이 들었다"라고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교 폭력과 전혀 거리가 멀었던 맑은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는 그냥 모든 게 행복했던 천진난만한 학생이었어요. 눈 오면 눈사람 만들고, 쉬는 시간마다 교실 밖으로 뛰쳐 나와서 친구들이랑 술래잡기하고 놀았어요. 스무 살이 되서야 세상이 밝은 것만은 아니라는 걸 그제야 알았어요. 하하."
한지현은 2019년 JTBC 드라마 '바람이 분다'로 TV에 데뷔했다. '펜트하우스' 시즌1 첫 방송 당시 2년 차 배우였다. 하지만 신인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베테랑 연기자들 사이에서 발전하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드라마 몰입에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많이 본 장면은 10번, 적게는 2~3번 모니터를 해요. 그러면서 선배님들 연기도 보는데 눈을 쓰는 방법, 상대방에게 집중하면서 배려하는 방법 등 정말 많은 걸 배워요. '펜트하우스'는 제게 배움 그 자체예요. 작품을 끝까지 열심히 하고 싶고, 주석경이라는 인물도 잘 표현하고 싶은 생각 뿐이에요."
'펜트하우스'는 지난 두 번의 시즌 동안 주인공이라 생각했던 인물들이 죽고, 또 죽은 줄 알았던 인물들이 사는 등 급변하는 전개와 예상하지 못한 반전으로 시청자들에게 매회 충격을 안겼다. 한지현 또한 시즌3에서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되고 있으면서도 걱정하고 있었다.
"아직 석경이는 덜 혼났잖아요. 죽은 민설아에게 사과한 것도 아니고, 제니와 로나한테도 거짓말로 사과했죠. 엄마한테도 미안하다고 얘기 한 번 안 했어요. 사실 그래서 무서운 것도 있어요. 석경이가 또 나쁜 짓을 하는 건 아닌지, 이러다 혹시 죽는 건 아닐지. 하하."
'펜트하우스'의 배경이 되는 '헤라팰리스'는 100층짜리 고층 빌딩이다. '헤라팰리스'를 배우 한지현의 연기 인생에 비유했을 때 그는 지금 몇 층 정도에 있을까.
"이제 막 시작하는 건데, 1층 분수대 앞에 서 있는 거죠. 하하. 높이 올라가는 것도 좋긴 한데, 높이 올라가면 또 그만큼 빨리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엘리베이터 말고 계단으로 한 층씩 차근차근 올라가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