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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포커스] '미나리' 윤여정은 어떻게 '오스카'를 받았나

▲윤여정(비즈엔터DB)
▲윤여정(비즈엔터DB)

생계를 위해 연기를 하던 배우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윤여정은 26일(한국시간) 오전 9시 미국 LA 유니온 스테이션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보랏 서브시퀀트 무비필름'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 글렌 클로스, '더 파더' 올리비아 콜맨, '맹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과 경합 끝에 이룬 쾌거다.

이로써 윤여정은 영화 '사요나라'(1957) 우메키 미요시 이후 아카데미 연기상을 받은 두 번째 아시안 배우 수상자가 됐다.

▲배우 윤여정(비즈엔터DB)
▲배우 윤여정(비즈엔터DB)

◆ 천재 신인에서 '생계형 배우'로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했다. 한양대 재학 중 등록금을 벌기 위해 방송국에서 아르바이트하다가 탤런트 시험을 보라는 제안을 받고 시작한 일이었다.

1971∼1972년은 최고의 전성기였다. 그에게 여우주연상과 신인상 등을 안긴 김기영 감독의 영화 '화녀'와 '충녀'는 물론, 드라마 '장희빈'으로 인기와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가수 조영남과의 결혼과 미국행으로 윤여정의 연기 인생에 공백기가 생겼다. 13년 만에 이혼한 뒤로는 홀로 두 아들을 양육하기 위해 연예계에 복귀했다. 윤여정은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TV 드라마에서 크고 작은 역할을 가리지 않고 연기했다.

윤여정은 2009년 출연한 MBC '무릎팍도사'에서 "나는 배고파서 연기했는데 남들은 극찬했다. 그래서 예술은 잔인하다"라며 "배우는 돈이 필요할 때 연기를 가장 잘한다"라고 그 시절을 돌이켰다.

▲배우 윤여정(비즈엔터DB)
▲배우 윤여정(비즈엔터DB)

◆ 두 번의 칸영화제 진출

윤여정은 칸국제영화제에 두 번 초청 받았다. 2010년에는 임상수 감독의 '하녀'와 홍상수 감독의 '하하하'로, 2012년에는 다시 임상수 감독의 '돈의 맛'과 홍상수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로 영화제를 찾았다.

임상수 감독은 윤여정의 스크린 복귀작 '바람난 가족(2003)'으로 인연을 맺었다. 투병 중인 남편을 두고 공개적으로 불륜을 선언하는 시어머니 병한 역은 다른 여러 배우들이 거절했던 캐릭터였다. 그런데 윤여정은 "집수리 비용이 필요하다"라며 선뜻 나섰고,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윤여정과 임상수 감독은 '절친'이 됐다. 이후 두 사람은 '그때 그 사람들'(2005) '오래된 정원'(2006), '하녀'(2010), '돈의 맛'(2012), '나의 절친 악당들'(2015), '헤븐:행복의 나라로'(2021) 등에서 크고 작은 역할들로 함께 했다.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도 '하하하'(2009), '다른 나라에서'(2011), '자유의 언덕'(2014),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2015) 등 여러 편에 출연했다.

▲배우 윤여정(비즈엔터DB)
▲배우 윤여정(비즈엔터DB)

◆ 새로운 도전, 젊은 세대와의 교감

윤여정은 나이를 먹을수록 젊은 창작자들과 함께 하는 새로운 도전을 망설이지 않았다. 젊은 세대와 교감한 결과, 70대 중반에 미국 독립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배우 최초 아카데미 연기상 수상이라는 기록을 썼다.

홍상수 감독 작품의 프로듀서로 일해 온 김초희 감독과는 영화 '하하하'로 인연을 맺은 뒤 김 감독의 작품 두 편에 잇달아 출연했다. 정유미와 함께 출연한 29분짜리 영화 '산나물 처녀'(2016)에서는 미지의 행성에서 남자를 찾아 지구로 날아온 노처녀 순심을 연기했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2019)는 주인공 찬실이가 세 들어 사는 집 할머니 역할이었다. 작은 역할이었지만 후배 감독을 위해 개런티도 받지 않고 출연했고, 영화는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윤여정에게 오스카를 선물한 영화 '미나리'의 출연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윤여정은 "독립영화라 고생할 게 뻔해서 하기 싫었다"면서도 "교포 2세들이 만드는 작은 영화에 힘들지만 보람 있게 참가했다"라고 밝혔다. 또 정이삭 감독과는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며 신뢰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여정은 예능에서도 존재감을 자랑하고 있다. 스타 예능 PD인 나영석 PD와 '꽃보다 누나'(2013)로 인연을 맺은 이후 '윤식당'(2017∼2018)에 이어 '윤스테이'(2021)까지 70대의 나이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한참 어린 후배들과 함께하지만 군림하지 않고, 재치와 유머를 버무린 어른의 통찰로 젊은 층의 환호받고 있다.

윤여정은 2015년 배두나가 주연한 넷플릭스의 미국 드라마 '센스8'과 최근 촬영을 마친 애플TV플러스의 드라마 '파친코'까지 해외 활동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또 최근 젊은 세대들이 주 고객층인 쇼핑몰 모델까지 꿰차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윤준필 기자 yoon@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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