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장도연, 장성규, 장현성과 함께 부산역 아동 연쇄 실종사건 '1987 인간 청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1980년대 초 부산에서는 기이한 아동 연쇄 실종 사건이 발생한다. 리어카 행상 정씨의 아들 정연웅(12)군이 사라진 것은 1982년 9월이었다. 학교에선 공부 잘하는 모범생, 암 투병 중인 어머니를 손수 병간호하던 착한 아들 연웅이는 그날 연탄 가게 형을 따라간 후 바람처럼 사라졌다.
1년 후, 이번엔 7살, 5살 아이들이 동시에 실종됐다. 헤어진 엄마를 만나기 위해 기차에 올라탔던 남매가 함께 사라진 것이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바로 부산역이다. 연웅이는 부산역에 놀러 간 후 사라졌고, 남매 역시 부산역에서 하차한 후 종적을 감췄다. 그 후 40년, 12살이었던 정연웅 군은 중년의 나이가 되어 꼬꼬무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수십 년 만에 털어놓은 그날의 진실은 충격적이었다.
냉동탑차 같은 트럭에 실려 어딘가로 끌려간 연웅 씨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경악하고 말았다. 산자락 아래 마치 왕국처럼 자리잡은 수십 채의 건물들, 5미터 높이의 담벼락과 몽둥이를 든 경비원들이 보초를 서고 있는 그곳은 거대한 수용소였다. 파란색 체육복을 맞춰 입은 수용자가 무려 3,000여 명, 이날부터 연웅 씨는 정연웅이라는 이름대신 '82-9-2167' 이라는 수용번호로 불리기 시작했다.
명령에 순응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무자비한 폭행이 가해졌고 모든 시설은 철창문과 자물쇠, 감시 시스템으로 통제되고 있었다. 가족들에게 살아있다는 소식도 전하지 못한 채 겁에 질려있는 아이들에겐 몇 가지 미션이 주어진다. 풍선, 자물쇠, 구두, 자개장, 낚싯바늘, 고무장갑, 양말 등 정체모를 물건들과 '죽음의 미션', 정해진 시간 안에 미션을 수행하지 못하면 무시무시한 형벌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베일에 싸여있던 수용소의 존재가 세상에 폭로된 것은 1987년이다. 이곳의 이름은 '형제복지원'. 우연한 계기로 이곳을 알게 된 한 젊은 검사는 거대한 비밀을 추적하기 시작했고, 현직 검사조차도 경악케 만든 수용소의 추악한 실체와 검은 배후를 '꼬꼬무'에서 공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