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방송되는 KBS1 '동물극장 단짝'에서는 무인도에서 살아가는 한 남자와 반려견 부부의 이심전심 섬 생존기가 펼쳐진다.
충청남도 보령시의 가장 서쪽에는 푸른 보석이 박힌 듯한 풍경을 자랑하는 섬, 황도가 있다. 바위가 누렇게 보여 ‘황도’라 불린다는 이곳엔 자칭 ‘황도 이장’ 이용오 씨(58)가 살고 있다. 그의 옆에는 두 마리의 섬 주민, 황도와 달래가 늘 함께다. 17만 평 무인도에서 목줄 없이 사는 자유로운 견생이건만 용오 씨가 길을 나서지 않으면 절대 따로 움직이는 법이 없는 껌딱지란다.

도시 남자가 ‘황도 이장’이 된 건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잘 나가던 IT 사업이 기울고, 매형이 물려받은 황도의 집터를 구경하러 왔다가 한눈에 반하면서부터다.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강행한 그의 초기 섬 생활은 실수투성이였다. 밥도 반찬도 할 줄 아는 게 아무 것도 없었기 때문이다.
무인도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은 외로움이었다. 가족처럼 보살피던 백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힘들어하던 그에게 지인이 보내준 반려견이 바로 지금의 황도다. 동그랗게 말린 ‘도넛 꼬리’에 개성 있는 얼굴이 매력적인 황도는 섬 생활에 큰 위로가 되어주었다. 그런 황도에게 짝을 지어주기 위해 들인 게 진돗개 달래다. 꽁냥꽁냥 금슬 좋은 부부의 연을 맺고 벌써 세 번이나 새끼를 품었다.

대파 못지않게 굵직한 달래에 구수한 맛이 일품인 둥굴레, 주먹만 한 자연산 섭까지 황도 곳곳엔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물론 용오 씨 혼자만의 식재료는 아니다. 황도와 달래에게 진드기 약을 먹이기 위해 낚시에 나선 용오 씨. 씨알이 제법 굵은 노래미를 잡아 무염 버터로 굽고, 잘게 부순 진드기 약을 섞어주자 그야말로 게 눈 감추듯 먹어 치운다. 용오 씨를 만난 덕에 황도와 달래의 행복지수가 하늘을 찌를 정도. 문제는 너무 잘 먹인 탓에 황도의 입이 고급이 됐다는 것이다. 웬만한 간식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