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민 한국외대 교수가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 아베 이후의 일본을 이야기한다.
14일 방송되는 KBS1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일본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베 시대 종언, 일본은 어디로 가나'를 주제로 한 이번 강연에는 일본학 3세대 학자의 대표주자인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이창민 교수가 '쌤'으로 출연한다.
지난 7월 8일, 아베 前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도중 피격을 당하며 비극적으로 삶을 마감했다. 역대 최장수 총리이자 집권 자민당 내 최대 파벌 수장인 아베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일본 열도는 그야말로 충격에 빠졌다. 이창민 교수는 아베의 피살 사건을 되짚으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개그맨 유민상은 "일본 하면 치안의 나라였는데, 전 총리의 피살이라니 충격적"이라고 말했고, 이 교수는 아베 피살은 정치적 배후가 없는 무차별 살상 사건이라고 전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는 일명 '도리마(通り魔)' 범죄가 2000년대 후반부터 일본에 만연한데, 아베도 그 피해자라고 이 교수는 분석했다.
21세기 일본 정치의 핵심이던 아베의 사망에 일본 정부는 오는 9월 27일 아베를 추모하기 위한 국장을 준비 중이다. 국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국장을 준비하는 것에 이 교수는 막강했던 아베의 영향력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베는 국익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전한 이 교수는, 아베와 오바마가 히로시마와 진주만을 상호 방문하며 희생자를 향해 애도했던 사건을 예로 들었다. 아베가 반중국의 미‧일 동맹 구도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인 외교를 펼쳤다는 것. 이에 출연자들은 "미국에는 사과하고, 우리에겐 왜 사과를 안 하냐"라며 역사를 인정하지 않는 일본의 차별적 태도에 대해 분노했다.
이 교수가 꼽은 아베의 숙원은 바로 일본을 전쟁 가능한 ‘보통국가’로 만들기 위한 평화헌법 개정이었다. 전쟁 포기와 군대 미보유가 핵심인 평화헌법을 개정해 군대를 보유하고 군사 대국으로 나아가려는 것. 하지만 아베의 비극적 퇴장 이후 초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에 시급한 것은 개헌 논의보다 경제문제 해결이라며, 당장 헌법 개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이 교수는 전망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겪으며 침체되어있는 동안, 대한민국은 K-열풍을 일으키며 경제적-문화적 황금기를 맞이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90년대 일본의 전성기와 현재 우리의 상황이 흡사하다며, 우리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현실을 냉정히 봐야 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또 새 정부 출범 이후 한국에 대한 일본의 반응도 전하며 너무 서두르지 말고 개선의 계기를 모색해야 한다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