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분 이상 뛰었을 때 밀려오는 행복감, 이것을 '러너스 하이(Runners high)'라고 말한다. 수많은 '러너'들이 달리기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1947 보스톤'(배급 : 롯데엔터테인먼트)은 108분의 감동 마라톤으로 관객들에게 또 다른 종류의 '러너스 하이'를 선사한다.
1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1947 보스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강제규 감독과 배우 하정우, 임시완, 김상호가 참석했다.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영화다. 한국형 첩보 액션 영화 '쉬리', 천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를 연출한 강제규 감독이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선보인 영화다.
1936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1947년 보스턴 마라톤의 기적을 이끈 손기정 감독은 배우 하정우가 연기했다. 임시완은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마라토너이자, 보스턴 마라톤에 우리나라 국가대표로 참가한 서윤복 역을 맡았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니 만큼, 두 배우가 '1947 보스톤'에 임한 각오는 남달랐다. 하정우는 강제규 감독과 계속해서 손기정이 어떤 인물인지를 이야기했고, 매 순간 '손기정이었다면 어떤 감정이었을까'를 상상하며 연기했다고 털어놨다.

임시완은 "서윤복 선수에게 누가 되면 안 되기 때문에 책임 의식을 갖고 작품에 임했다"라며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긴 하지만 작품에 임하는 동안은 나 역시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를 대표하는 각오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말했다.
영화는 후배의 가슴에 태극기를 달아주고 싶은 선배 손기정과, 불굴의 의지와 투지로 똘똘 뭉친 후배 서윤복의 '사제 케미'가 돋보이는 영화다. 마라톤에 인생을 바친 남자와 또 그의 의지를 이어가는 청년이 펼치는 108분의 레이스는 결승점에 다다랐을 때 관객들에게 감동의 '러너스 하이'를 선사한다.
하정우는 "임시완이 정말 노력했고, 진짜 운동선수 같은 느낌이었다"라며 "그 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대회 장면을 찍으면서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왔다. 진심으로 응원해주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강제규 감독은 아담하지만 근육형 마라토너인 서윤복의 느낌을 살리고 싶었고, 임시완이 그러한 노력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서윤복의 외형을 완성하기 위해 영화 촬영 한달 전부터 전문적인 훈련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촬영이 끝나는 날까지 식단과 운동을 병행했으며, 그 결과 체지방 6%까지 줄인, 탄탄한 근육질의 몸매를 완성했다.
하정우의 말처럼, 보스톤 마라톤 대회 장면에서 임시완은 서윤복을 연기한 배우가 아닌 실제 마라토너와 같은 느낌을 준다. 그의 높은 싱크로율 때문에 보스톤 대회에서 주는 울림과 감동은 배가 된다.
임시완은 "작품에 임할 때마다 매 순간 허투루 넘기지 않기 위해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되뇌인다"라며 "결승선에 들어올 때 그 감정이 증폭됐다.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죽을 듯이 열심히 임했다"라고 고백했다.
강제규 감독은 "역사에 담긴 소중한 얘기가 많다"라며 "그분들의 삶을 통해 '우리가 정말 잘 살아가고 있는지, 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점검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1947 보스톤'의 의의를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를 돌아보는 것이 내 인생을 살아가는 데 힘도 되고 용기도 되고 도움이 되더라는 걸 느낄 수 있게 우리 영화가 조금이라도 일조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