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신년기획 Vote 2024 3편 - 5선 노리는 푸틴,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방'이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2년 가까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계속해서 진행되는 전쟁의 비극 속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3월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계엄령을 연장하며 선거를 유예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연임이 확실시되어 가는 가운데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다만 신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푸틴의 득표율이 국민들의 전쟁에 대한 지지도와 직결된다고 설명하며 지난 2018년 선거처럼 80% 가까운 득표율을 달성할 수 있을지, 아니면 2012년 대선처럼 60%대 득표율에 그칠지, 향후 전쟁의 향방과 관련해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 6월 대대적으로 이뤄졌던 대공습이 실패로 끝나면서 젤렌스키 정부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 신뢰도는 대반격을 시작하기 직전인 5월, 74%에서 2023년 39%로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현재 우크라이나 헌법상 계엄령 하에는 모든 선거가 금지되어 있지만 대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라, 만약의 경우 정권 교체 시 전쟁에 대한 입장 변화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근소한 차이로 야누코비치가 선거에 승리했지만,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지며 시민들은 대규모의 시위를 벌였고 재투표 과정을 통해 당선된 유셴코 후보는 우크라이나 EU 가입 등 친서방 행보를 이어 나갔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며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압박했고, 유셴코 정부는 나토(NATO)가입과 러시아 흑해 함대 철수를 추진하며 이에 맞섰다.
유셴코 정부 시기 경제난의 여파로 2010년 다시 대선에 도전, 당선된 야누코비치 정권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러시아, 서방 양쪽과 교역 비중을 늘리는 다면(多面)외교 정책을 시도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EU 가입을 추진하던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둔 러시아와 EU 사이에서 자금 지원 경쟁이 시작된 것이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결국 EU 가입 협상을 중단했고, 이에 대한 반발이 대규모 시위로 이어져 이른바 유로마이단(Euromaidan) 혁명이 일어났다.
야누코비치 정부는 초기에는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유화책으로 시위대를 달래려 했지만, 시위는 진정되지 않았고, 결국 2014년 2월 18일, 시위대를 향한 집단 발포가 일어났다.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유혈사태는 야누코비치의 탄핵으로 이어졌다. 탄핵 다음 날인 23일 출범한 강경 민족주의 성향 임시정부는 그동안 제2공용어로 인정했던 러시아어의 공용어 사용을 폐지했고,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반러시아 극우 민주주의 분위기가 다시금 고양되었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곧이어 러시아는 크림반도에 무장병력을 무혈입성시킨 후 세바스토폴과 크림 공화국을 러시아 영토로 편입시키는 크림 합병 조약을 체결한다. 이후 1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돈바스 내전이 시작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의 긴장 관계는 최고조에 달한 채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이어지게 된다.
신 교수는 푸틴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있는 트럼프를 더 편한 상대로 여기고 있고, 11월에 예정된 미 대선에서 바이든에게 불리한 상황을 연출하기 위해 전쟁을 연장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과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이어 나갈지가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인 상황에서 미국에서 전쟁 지원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고,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도 지연되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은 무기와 장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반면 러시아는 2년째 지속된 서방의 경제제재를 버티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푸틴은 ‘특별군사작전’의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밝히고 있다고 신 교수는 전했다. 또한 향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중립화와 점령지 인정, 우크라이나는 EU 가입, 대규모 재건 사업 등을 조건으로 양측이 휴전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신 교수는 현재 우크라이나가 처한 상황이 우리나라와 같이 지정학적으로 가운데에 끼인 국가들, 즉 지정학적 중간국에 많은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 우리나라는 주요 국가들의 선거가 국내 정치뿐 아니라 국제 정치에 미치는 영향에 예의주시하며 균형점을 지키고 국제 정치의 급변 가능성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강의를 끝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