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에서 계속
서수민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컴퓨터 동아리에서 코딩 대회를 준비하던 이과생이었다. 그랬던 그가 '김부장'에 나오니 그에게 수학, 코딩을 가르치던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가장 먼저 연락했다.
"수학만 파던 애가 갑자기 왜 TV에 나오냐면서 다들 놀라셨어요. 하하."
실제로 서수민은 연극영화과에 합격까지 했지만 '김부장'에 집중하기 위해 등록을 포기했다. "아직 일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실력자가 아니다보니 작품에 몰두해 최대한의 노력을 해보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서수민은 배우가 되겠다는 생각을 한 뒤 홀로 소속사를 찾았다. 그렇게 만난 곳이 현재 소속사 와이원엔터테인먼트였다. 하지만 당시 미성년자였기에 전속계약을 맺기 위해선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했다. 당연히 배우가 되겠다는 선언은 서수민의 부모님에게도 낯선 소식이었다.
"처음으로 '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고집을 부렸어요. 부모님은 많이 후회할 수도 있고 배우의 길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제가 그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한 건 처음이라 결국 허락해주셨어요."

그렇게 시작된 도전을 부모님은 마음 편히 지켜보지 못했다. 서수민은 드라마 내용보다 딸이 촬영 현장에서 고생한 것을 떠올리셨던 것 같다고 짐작했다.
"아빠는 마지막 회를 보시면서 우셨어요. 슬픈데도 계속 보시더라고요. 저희 아빠가 '에겐남'이셔서 그럴 수 있겠다 싶었는데 '테토녀'인 엄마 반응이 좀 의외였어요. 거실에서 같이 보시다가 방에 들어가서 혼자 보셨거든요. 말씀은 안 하시지만 몰래 우셨던 것 같아요."
촬영은 그에게 낯선 세계였다. 냉동 창고 세트에서 인공비를 맞으며 밤을 새운 날에도, 그는 몸이 힘들다기보다 연기를 못할까 봐 걱정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런 불안을 다스리기 위해 그가 택한 방법은 매 회차 자신의 연기를 일지에 기록하고 복기하는 것이었다.
"사실 제 얼굴이 나오면 TV를 꺼버리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선배님들이 내가 나온 걸 보기 싫어도 계속 직면해야 부족한 부분을 고칠 수 있다고 하셔서 계속 봤어요."

'김부장'을 마친 서수민이 꼽은 가장 큰 자산은 화려한 성과가 아니었다. 그는 선배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겸손한 마음가짐이 제일 큰 것 같아요. 좋은 사람이 되는 게 먼저고, 이 작품이 나 하나로 잘되는 게 아니라 모두가 함께해서 잘되는 거라고 하셨어요. 드라마가 잘된 지금도 '초심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말이 기억에 남아요."
이제 막 첫발을 뗀 병아리 배우 서수민도 욕심이 생겼다. 특히 소지섭의 액션 연기를 눈앞에서 지켜보고 액션 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졌다. 롤모델로는 배우 김고은을 꼽았다. 그처럼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표현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 1~2년 안에 외국어 하나를 마스터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한국 작품만 보는 게 아니다 보니, 자막 없이 보고 싶은 순간들이 있어요. 언어를 할 줄 아는 건 배우한테 굉장한 이득이라고 생각해서 하나는 제대로 익히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