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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뱅, 출발선에 다시 서서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그룹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강산도 변하는 시간’이라는 사족을 달지 않아도 10년은 길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두 번씩 치르고도 시간이 남고, 대통령 두 명의 임기를 가득 채울 수도 있으며, 나이의 앞자리 숫자가 바뀔 만큼 긴 시간이다. 10년을, 국내 최정상 아이돌로 산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빅뱅에게 지난 10년은 도전과 응답의 시간이었다. 데뷔 초 ‘라라라(La La La)’, ‘포레버 위드 유(Forever with you)’ 등 알앤비 힙합 장르를 가요식 작법에 녹여내며 차별성을 획득했고, ‘거짓말’(2007)이 대히트를 기록한 이후에는 ‘마지막 인사’, ‘하루하루’와 같이 댄서블한 넘버를 선보이며 전 국민적 인기를 얻었다. 그러면서도 EDM, 덥스텝 등의 최신식 사운드 자신만의 소화, 명실공이 K팝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요컨대 빅뱅은 끊임없이 변화했고 대중은 이들의 시도에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그리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지드래곤은 “새로운 1년이 시작되는 내년부터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동안 빅뱅이 보여준 변화와 발전은 그의 말에 신뢰감을 부여한다. 완성과 시작의 접점에선 빅뱅을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YG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Q. 8년 만에 나오는 정규 음반이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나.
태양:
지난해 발표한 4장의 싱글 음반 시리즈(‘M’, ‘A’, ‘D’, ‘E’)가 사실 정규 음반을 계획하고 만든 노래였다. 갖고 있던 노래를 싱글 음반으로 소진해버린 터라 다시 곡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싱글 시리즈가 좋은 반응을 얻었던 데다가 세 번째 정규 음반을 멋지게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부담이 됐다.
지드래곤(이하 GD): 사실 이번에 정규 음반이 못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누가 들어도 좋은 노래, 우리가 만족할 수 있는 노래를 만들려고 계속 작업을 연장시키다보니 이 시기에 내게 됐다.

Q. 올해 데뷔 10주년을 맞았는데 정규 음반은 세 장 째다. 활동 기간에 비교하면 장수가 적은 편인데.
GD:
정규음반 수가 적다는 건 인지하고 있었는데 8년 만에 낸다는 건 얼마 전에야 알았다. 해도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더라.(웃음) 하지만 그동안 솔로 음반, 싱글‧미니음반을 계속해서 내왔고 투어를 쉰 해는 없다.

▲빅뱅 '에라 모르겠다' 티저 공개(사진=YG엔터테인먼트)
▲빅뱅 '에라 모르겠다' 티저 공개(사진=YG엔터테인먼트)

Q. 더블타이틀곡 ‘에라 모르겠다’와 ‘라스트 댄스(LAST DANCE)’ 모두 대중의 예상을 비껴가는 분위기의 노래다. 특히 ‘라스트댄스’는 빅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GD:
‘라스트댄스’는 빅뱅 스타일의 노래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우리가 스스로를 돌아봤을 때 혹은 사람들이 우리를 봤을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진정성 있게 담고 싶었다. 예쁘게 꾸며서 가사를 쓰려고 하기보다는 하루하루 느끼는 감정을 일기 쓰듯 써내려갔던 기억이 난다.
태양: 많은 분들이 강렬한 느낌의 곡을 기대하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어떻게 방향을 잡아야 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진실한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전하는 것에서 가장 큰 힘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했다.
GD: 빅뱅에게 기대하는 음악적 색깔이 있을 것이다. ‘판타스틱 베이비(Fantastic Baby)’나 ‘뱅뱅뱅(Bang Bang Bang)’ 같은. 그걸 뒤엎고 싶었다. 빤한 길을 택하고 싶지는 않았다.

Q. 승리는 ‘라스트 댄스’를 듣고 눈물을 흘렸다는 얘기가 있더라.
승리:
울지는 않았다! (일동 웃음) 이 노래에 애착이 많다. 빅뱅으로서, 그리고 다섯 명의 남자로서 우리의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는 노래다. 10년 동안 이렇게 큰 사랑을 받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인데, 무척 감사하고 행복하다.
태양: 빅뱅이 부를 노래라고 생각하면서 만든 노래는 아니었다. 곡이 완성된 후 멤버들이 다 같이 부르면 더욱 진정성 있게 표현될 것 같아서 음반 작업 마지막쯤에 함께 녹음했다.

(출처=YG엔터테인먼트)
(출처=YG엔터테인먼트)

Q. 하지만 ‘완전체’ 빅뱅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우선 탑이 2017년 2월 군 입대를 확정했는데.
탑:
음반 작업과 공연 준비를 하면서 빅뱅에만 몰입하고 있다. 아직 현실감이 없다. 많은 분들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기대하신 분들에게도 제대로 보답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GD: 탑이 먼저 갈 뿐이지 나머지 멤버들도 차례대로 갈 예정이다. 때가 되면 당연히 가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군대에 대해서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 다만 입대 전까지 계속해서 맡은 바 임무를 잘 하고 갈 수 있기를 바란다.
승리: 이 질문의 취지는 나머지 멤버들은 ‘언제’ 입대하느냐는 거다.(일동 폭소)
탑: 입대 날짜가 1~2주 전에 나왔다. 그 전까지는 내가 정확히 언제 입대하는지 알 수가 없다.
승리: 한 가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다섯 명이 다시 뭉칠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도록 하겠다는 거다.
태양: 그리고 그 키를 갖고 있는 건 (가장 나이가 어린) 승리다. 하하하.

Q. 어떤 팬들은 정규 3집을 두고 ‘5년 동안 아껴 들어야 할 음반’이라는 표현을 하더라. 멤버들의 군 입대와 그로 인한 공백을 염두에 둔 발언인 것 같은데, 팬들에게도 한 마디 부탁한다.
GD:
이미 8년도 기다렸지 않나.(웃음) 우리가 공백기 동안 아무것도 안 할 팀이 아니다. 누가 말려도 우리 욕심이 많다. 솔로 활동은 물론, 틈틈이 다양한 모습으로 많은 선물을 드리려고 한다. 준비 중인 것도 많다.
탑: 데뷔 때부터 팬들에게 ‘언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정확하게 한 적이 없다. 하하. 우리가 시간을 정해놓고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사람들은 아니다.
GD: 자랑은 아니지만 번복을 많이 하는 건 사실이다. 회사 내부의 시스템이나 계획이 있을 텐데 죄송스럽다. 하지만 결국 무대에 오르고 평가를 받는 건 우리인 터라 디테일한 부분까지 우리가 컨펌하려고 한다. 만약 우리가 시간에 쫓겨 일을 했다면 비즈니스적인 팀이 됐을 것이다. 보는 분들도 이를 느꼈을 테고. 앞으로도 기다려주신다면 기다린 만큼 보상해드릴 자신은 있다.

▲그룹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Q. 지난해 매달 새 싱글 음반을 발표하는 ‘M’, ‘A’, ‘D’, ‘E’ 프로젝트를 진행해 반 년 가까이 음원 차트를 ‘점령’했다. 빅뱅에게도 호락호락한 프로젝트는 아니었을 것 같다.
대성:
한 달에 두 개의 신곡을 내는 전략은, 사실 데뷔 때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래서 걱정이 많았다. 그래서 마지막 싱글 ‘E’를 발표할 때는 정규 음반을 낼 때만큼 긴장했다. 다행히 마지막까지 큰 사랑을 주셔서 즐겁고 행복하게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Q. 잠깐. 데뷔 초의 전략이 ‘실패’했다고? 빅뱅은 데뷔 후 줄곧 톱 가수의 자리를 놓친 적 없는 것 같은데.
GD:
데뷔 초에 싱글 음반을 정말 많이 냈다. 그 때는 약간 마니아적인 느낌이 있었다. 요새는 데뷔곡으로 차트 1위를 차지하는 팀이 더러 있지만, 우리 때는 일단 활동을 열심히 해서 팬덤을 모아야 하는 구조였다. 방송을 하러 가면 카메라 감독님들이 우리를 안타깝게 보시더라.(웃음) 매 달 다른 노래로 활동해야 했으니까 ‘너희 정말 힘들겠다’고 하셨다. 그 때는 예능, 행사, 연습, 곡작업, 녹음, 콘서트 등을 연달아 진행해야 해서 정말 바빴다.

Q. 언제부터 스스로 괜찮다고 느끼기 시작했나.
GD:
재계약 이후? 하하하. 지금도 괜찮지는 않다. (일동 폭소) 농담이고 ‘거짓말’ 이후부터는 어딜 가나 알아봐주시니까 힘들어도 보상받는 느낌, 보람을 느꼈다.
태양: 나는 ‘얼라이브(Alive)’ 음반 이후인 것 같다. 그 때부터 월드 투어를 시작했는데, 가수로서 가장 이상적인 모습인 것 같다. 방송도 물론 좋지만 음반을 낸 뒤 투어를 도는 것. 그 안에서 우리가 원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게 갈수록 재밌더라.

▲그룹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사진=YG엔터테인먼트)

Q. 데뷔 초반의 어려움은 있었지만, 지난 10년간 줄곧 가요계 정상의 자리를 지킨 것은 사실이다. 무엇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나.
GD:
가장 큰 힘은 역시 ‘음악’이다. 10대나 20대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이 들을 수 있는 음악이 우리의 강점이다. 또한 솔로 활동을 통해 각자의 음악 색깔을 보여주고 대중에게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덕분에 다섯 명이 뭉쳤을 때 더욱 큰 음악적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것 같다. 감사하게도 지금까지는 계속 성장하고 사랑받을 수 있었지만, 다시 ‘1’로 돌아가는 내년부터가 무척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탑: 멤버들 모두 시간이 갈수록 열정이 더해지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스스로에 대한 그리고 그룹에 대한 자존심과 자신감이 강하다는 거다.

Q. 지난 10년 간 여러분을 지탱해준 힘은 무엇이었나.
승리:
‘창피하게 살지 말자’는 게 내 모토였다. 음악, 방송, 패션, 어떤 분야든 빅뱅의 이름을 걸고 하는 모든 일에 있어서 ‘창피하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GD: ‘당신 인생의 클라이맥스는 언제냐’는 질문을 받으면 대부분 ‘과거’를 생각하지 않나. 굉장히 감사하게도, 우리는 늘 ‘미래’에 클라이맥스가 올 거라고 생각한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아야지. 지금 이 순간이 우리에게는 클라이맥스고 내일은 새로운 클라이맥스가 되기를 바란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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