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시사직후] ‘재심’ 공분 산 실화, 최적의 배우들, 조금 넘치는 연출

(사진=오퍼스픽처스 제공)
(사진=오퍼스픽처스 제공)

공개날짜: 2월 02일 오후 2시
공개장소: CGV 왕십리
감독: 김태윤
배급: 오퍼스 픽쳐스
개봉: 2월 15일

줄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현우(강하늘)는 경찰의 강압수사로 인해 졸지에 살인자가 된다. 10년 복역 후 출소한 그를 기다리는 건, 눈덩이처럼 불어난, 지불해야 할 보상금 이자. 현우의 사연을 알게 된 변호사 준영(정우)은 로펌의 환심을 살 목적으로 무료변론에 나선다. 그런데 이상하다. 과거를 추적할수록 살인사건에 허점이 보인다. 무죄라고 주장하는 현우의 말은 진심일까. 속물 변호사 준영의 마음이 움직인다.

첫느낌: 경찰은 썩었고, 검사는 성공에 눈이 멀었고, 법은 약자를 외면했다. 누명을 쓴 피해자의 억울함을 달래주려 4년 전 시작된 ‘재심’ 프로젝트는 그러나, 영화가 시작할 무렵 재심 결정이 나고 피해자가 무죄 선고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새 국면을 맞았다. 동시에 영화의 목적도 다소 방향을 달리한 듯하다. 피해자를 위로하려는 영화가 아니라, 잘못된 공권력에 희생당한 그에게 사과를 전하려는 영화로. 자연스럽게 ‘도가니’와 ‘부러진 화살’이 호출된다.

실제로 있었던 ‘약촌 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재구성한 영화다. 그래서 이 영화는 강력하고(실화의 힘은 세다), 그래서 또 그만큼 아쉽다. 상업성과 사회성 사이, 상상과 진실 사이, 만드는 이의 윤리적 태도와 창작자로서의 태도 사이에서 실화 영화는 늘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이 점에서 ‘재심’은 절반의 성공 같다. 영화는 우는데 관객은 울지 않는 작품이 있고, 영화는 울지 않아도 관객은 우는 영화가 있다. 물론 전자가 하수, 후자가 고수인데, ‘재심’은 스스로 울면서 관객도 울리려 한다는 면에서 고수의 연출은 아니다. 그러니까, 사건을 향한 감정적 뜨거움이 다소 넘쳐버렸다. 티격태격하는 후반부 과한 설정은 특히나 아쉽다.

이러한 아쉬움에 필터 작용을 하는 것은 정우와 강하늘의 연기다. 변호사와 살인범, 두 캐릭터를 놓고 보면 ‘재심’은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변호사 준영은 이미 10년을 복역하고 나온 현우를 어떻게 믿을까. 법에 대한 불신인 쌓일 대로 쌓인 현우는 또 준영의 무엇을 믿고 따를까. 이 모든 것을 납득시킨 건 두 배우의 힘이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