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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양파 “제 스스로 결정하고 싶어요. 어떻게 살아갈지”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가수 양파(사진=RBW)
▲가수 양파(사진=RBW)

가수 양파는 최근 지인으로부터 ‘목소리가 물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릇의 형태에 관계없이 그 모양을 따른다는 의미에서다. 이달 초 발매한 신곡 ‘끌림’이 물 같은 보컬을 들려줄 수 있는 시도가 될 것 같다고 했다. “‘애송이의 사랑’처럼 노래할 순 없겠더라고요. 마구 의도해서 창법을 바꾼 건 아니지만 제가 변화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끌림’을 만드는 과정은 “(그동안 발표했던 노래 중) 가장 과거에 얽매이지 않았던 작업”이었다. 양파는 “맨땅에 헤딩”한다는 각오와 “0에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작업에 임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면, 언젠가 무언가로라도 남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그 ‘무언가’가 정량적인 성취가 아니더라도 양파는 좋았다.

가사를 쓰면서 양파는 주변 사람들을 관찰했다. “20대 땐 저 스스로를 들여다봤어요. 제가 뭘 하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또 어떻게 보이고 싶은지가 큰 관심사였죠. 그런데 지금 제게는 제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이 남았잖아요. 그 분들이 공감하고 좋아해줄만한 노래를 만들고 싶은데, 그러려면 그 사람들이 무엇에 기뻐하고 슬퍼하고 감동하는지 알아야겠더라고요.”

▲가수 양파(사진=RBW)
▲가수 양파(사진=RBW)

양파는 타칭 ‘비운의 아이콘’이다. 연이은 소속사와의 분쟁 때문이다. 한 때 불운의 이유를 타인에게서 찾으려 했다는 양파는 그러나 최근 인터뷰에서 지난 공백기를 ‘업무 태만’이라고 지적한 취재진에게 크게 공감했다. “언제부턴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도 그만큼 열심히 하지 않았던 게 아닐까 하는. 업무태만이라는 말이 정말 확실한 것 같아요.”

그는 “세상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쌓은 게 늘수록 한 걸음 떼기가 어렵고 무거웠단다. 소속사 없이 혼자서 활동을 해보려고도 했지만 힘에 부쳤다. “투자를 받고 유통을 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제가 작은 존재라는 걸 알았어요. 그러다 보니 자꾸 안으로만 숨고 밖으로 나오지 않게 되더라고요.”

다시 나온 세상은 양파를 반겨줬다. 3년 전 MBC ‘나는 가수다’ 출연 당시 소속사가 없었던 그를 위해 PD와 작가가 매니저를 자처했다. “의기소침한 상태에서 프로그램에 들어갔는데 마지막까지 많은 걸 얻을 수 있었어요.” 양파는 감사하다는 말을 거듭했다. 인터뷰 장소에 모인 취재진을 보고도 “신기하다”면서 “내가 이런 행운과 복을 받아도 되나 싶다”고 했다.

▲가수 양파(사진=RBW)
▲가수 양파(사진=RBW)

양파는 올해 꾸준히 싱글을 내고 싶다. 매월 혹은 격월로 신곡을 발표하고 그것을 모아 풀 렝스(정규음반)로 안착시키는 것을 하나의 여정으로 보고 숨을 고르고 있다. “회사에서 ‘아이돌 먼저 내보내야 한다’며 제 노래를 미루지 않는 이상, 자주 찾아뵙고 싶어요. 하하하.” 먼 미래의 모습을 자주 상상한다는 그는 “언제나 내가 하고 싶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꾸준히 사람들 곁에 있고 싶다”고 털어놨다.

“어릴 땐 떠나고 싶다,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지금은 양파라는 페르소나가 세상에 나온 이상, 이 친구의 이야기를 잘 써서 마무리 짓는 것이 제 의무처럼 느껴져요. 물론 지금도 제가 부족하다고 느껴질 때가 있고 (팬들의) 사랑에 의해 살 수 있다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저 스스로 어떤 사람으로 살지 결정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살고 싶어요.”

발라드 장르의 곡을 주로 부른 탓에 양파는 늘 드레스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지만 그는 “내 꿈은 그것과 다르다”며 웃었다. “화려한 옷을 입고 양 팔을 넓게 벌린 채 가창력을 뽐내면서 노래하는 모습, 그게 양파에 대한 이미지죠. 하지만 전 제 얘기로 멋진 노래를 만드는 음악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어요.” 양파는 그것을 “죽을 때까지 놓을 수 없는 꿈”이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나이 든 여자는 고상한 옷을 입고 우아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미니스커트를 입고 반짝이 구두를 신고 싶어 할 거예요. 저는 후자에 가까운 사람이에요. 계속 변화하고 싶어요. 남들은 똑같다고 말할지 몰라도 제 안에서는 늘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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