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20년 전 잘 나갔었던 걸그룹이 해체 이후 40대가 돼서 다시 뭉쳐 한 번 더 걸그룹에 도전한다. 재결합을 위해 좌충우돌하는 이들을 보면, “내 나이가 어때서~”라며 노래를 절로 흥얼거리게 된다. 거침없는 수위의 40대의 여성들의 대화에 빵빵 터지고 싶다면, 중독성 있는 음악을 즐기고 싶다면, 피콕 오리지널 드라마 '걸스 파이브 에바'는 놓치지 말아야 한다.
'걸스 파이브 에바'는 1990년대 말 한 노래로 인기를 누렸지만, 이후 후속곡들의 성적이 부진해 자연스럽게 해체한 그룹 '걸스 파이브 에바'가 재결합하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다.
멤버들은 걸그룹 해체 후 각자 자신의 삶을 어떻게든 살아나가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인기 힙합 가수가 그들의 히트곡을 샘플링 해 사용하며, '지미 팰런의 투나잇 쇼'에 코러스로 초대된다. 멤버들은 다시 뭉쳐 노래할 수 있다는 것에 기뻐하고, 무대의 짜릿함에 황홀해하며 다시 가수 활동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재결합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각자 다른 삶을 나름대로 살아가던 멤버들은 삐걱대고, 전 매니저는 자신들을 무시하며, 발표할 곡도 없는 상황이다. 40대가 된 그녀들은 더 이상 20대가 아니다. 몸도 마음도 전부 달라졌다. 이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넘길 수 있을까? 다시 뭉치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
피콕 오리지널 드라마 '걸스 파이브 에바'는 '언브레이커블 키미 슈미트'의 메레디스 스카디노가 제작하고, '30락' 티나 페이, 로버트 칼록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제작진만 봐도 웃음은 이미 따놓은 당상이다.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대사들은 한시도 쉬지 못하고 웃게 만든다.
팝 가수 사라 바렐리스가 현실 때문에 꿈을 주저하는 40대 여성 '돈'을 연기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 '해밀턴'에서 활약했고, 2016년 토니 어워드 뮤지컬 최우수 여배우상을 수상했던 르네 골드 배리가 허세 가득한 멤버 '위키'를 맡아 코미디와 노래 모두 완벽 소화한다.
'화이트 칙스'의 비지 필립스가 '섬머'를, 'SNL' 작가 출신 코미디언 폴라 펠이 '글로리아'를 맡아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의 애슐리 박이 사고로 죽은 멤버 '애슐리'를 맡았다. 전작들에서 단 한 번도 만난 적 없었음에도, 멤버들의 합은 진짜 친구들의 모습 같다.
20대 잘나가던 시절, '걸스 파이브 에바'의 노래들은 굉장히 개방적이며 도발적이다. 카디비의 노래 저리 가라할 정도로 그들의 노래 가사는 어디서 듣기 민망하다.
그랬던 20대의 걸그룹이 40대가 되서 자신에 대해 다시 돌아보고 음악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내 친구의 성장을 보는 것처럼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개방적이었던 20대 시절 노래도, 자신들의 삶에 대한 성찰 이후 만드는 노래도 모두 멜로디와 가사가 중독성 있어 나도 모르게 자꾸 흥얼거리게 된다.
"Gonna be famous 5eva, Cause 4eva is too short."
'걸스 파이브 에바'는 노래와 춤, 꿈만 있다면 다 괜찮았던 20대를 지나, 어찌 보면 여전히 철없고 인생이 어려운 40대 여성들을 매력적으로 그렸다. 이 여성들의 두 번째 도전에, 열정은 '4eva(forever)'가 아니라 '5-eva'일 거라고. '4eva'는 너무 짧으니, '5eva' 계속해 보라고, 해보자고 응원을 보내게 된다.
[편집자 주] '비즈X웨이브 리뷰'는 비즈엔터가 국내 첫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 큐레이션 코너입니다. 이 리뷰는 웨이브 공식 에디터 '김민지'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