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은퇴 후 삶의 끝자락에서 만난 집에서 웃음꽃을 되찾은 황혼의 집으로 초대한다.
◆은퇴 후에도 오붓한 신혼처럼, 잃었던 웃음이 다시 꽃피는 집
마니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인천광역시 강화군. 매일 업무로 바빴던 남편은 은퇴하고 황혼에 들어서며 집을 지었다. 천 년 동안 대대손손 자손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견고하고 단열성이 뛰어난 탄화목재를 사용하고 강화도에서 난 돌로 담을 둘렀다.

부부의 안방을 2층에 배치한 선택도 눈에 띄는 포인트.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은 평균 성인 보폭의 맞게 너비와 높이를 맞춰 노후에도 오르기에 완만하게 설계해 운동 삼아 오르내리기 쉽도록 만들었다. 뻥 뚫린 2층 야외 테라스는 의자에 앉아 바람을 쐴 수 있는 탁 트인 공간으로, 마니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다른 시선에서 느낄 수 있다. 야외 공간을 지나면 나오는 아늑한 독채 서재. 창밖을 보며 부부가 함께 차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거나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소중한 공간이다.

도시에 살 때부터 자연을 좋아하던 아내의 꿈은 지리산 자락에 집을 짓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의사로 늘 바쁘게 일했던 남편은 선선히 아내의 꿈에 동의했다. 천상 도시 남자인 남편이 시골 생활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아내는, 시골살이를 연습할 수 있는 작은 집을 지었다. 그리고 남편이 시골 일에 익숙해질 무렵, 오솔길을 따라 올라간 첩첩산중에 새로운 집을 짓게 됐다.
지리산의 능선을 꼭 빼닮은 집은, 짙은 붉은색의 콘크리트로 시선을 끌고 담양의 대나무로 문양을 새겨 자연스러운 멋을 더했다. 대나무의 마디와 질감까지 생생한 붉은 집은, 비라도 내리면 물이 닿아 더욱 선명한 색을 띠게 된다.

시골에 내려와서도 도시 생활처럼 일만 열심히 했던 남편. 아내와의 시골 생활에서 잠시 쉬어가는 삶을 배우고 밝은 웃음을 되찾았다. 매일 함께 웃으며 신혼처럼 행복을 꽃피우는 집을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