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에서는 ‘서울대 10개 만들기’라는 대학혁신안에 대해 알아본다.
◆백 년의 교육 난제, 대한민국 대학의 문제점
우리나라는 서울대를 정점으로 서울이란 특정 장소에만 우수한 대학이 밀집되어 있으며 대학 서열이 피라미드처럼 이루어져 있다. 그렇다면 미국이나 유럽, 일본의 상황은 어떨까? 명문대가 대부분 서울에 모여있는 대한민국과 달리 미국은 서울대 수준의 학교가 전국적으로 산재해 있는 ‘다원적 서열화’ 구조이고, 일본 역시 명문대의 수도 집중 현상이 한국만큼 극심하지는 않다.
이유는 무엇일까? 김 교수는 한국 대학 체제의 역사에 일차적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일제강점기인 1924년 유일한 국립대인 경성제국대학이 설립됐고, 해방 후 대지주들이 토지개혁을 피해 가기 위해 사립대를 다수 설립해 무질서하게 대학이 팽창하면서 하나의 거대한 국립대인 서울대와 다수 서울 중심 사립대의 대학 체제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과거 입시 과열, 대학 서열화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아이디어는 많았다. 한 예로, 2003년 ‘대학통합네트워크’ 방안이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 서울대를 포함한 전국의 국공립대와 일정 조건을 갖춘 사립대를 하나의 대학네트워크로 통합하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대학 교육 체제를 한꺼번에 바꾸는 것은 원천적으로 힘든 일이었고, 많은 주목을 받았음에도 이 안은 결국 시작도 해보지 못하고 좌초됐다.

김 교수가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UC)를 벤치마킹한 ‘서울대 10개 만들기’다. 우리나라와 캘리포니아는 인구수도 비슷하고, 한국은 서울대 포함 지방거점국립대가 10개인데 UC버클리, UCLA, UC샌프란시스코 등 똑같이 10개이며 학생 수도 비슷하다. UC체제의 10개 대학은 저마다 특성화가 강점인 연구중심대학 미국 어느 사립대학보다 명성이 뒤떨어지지 않는다. 1960년대 완성된 캘리포니아주립대 네트워크는 총 10개의 대학이 ‘하나의 대학’이라는 개념 아래 공통의 이사회가 주요 의사 결정을 하고 각 학교가 지역의 특성에 맞는 특성화 전략을 만들어 나간다.
그런데 한국의 국립대와 교원 수, 노벨 수상자 수 등에서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바로 10배에 달하는 예산의 규모. 때문에 ‘서울대 10개 만들기’를 위해서는 예산 확보가 중요하며, 국가 예산의 약 0.5%를 투자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또한 대학별로 각기 다른 특성화 전략을 갖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지역의 특성과 결합해서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 제언했다.
◆대학개혁, 교육 문제를 넘어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지름길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또한 극심한 수도권 편중과 지방 소멸 현상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과거 지방거점국립대학들은 지역의 산업단지와 대학을 연결, 지역 경제와 같이 성장해왔으나 현재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학과 산업을 접목시키지 못해 지방의 좋은 인재들이 대학과 일자리가 몰려있는 서울로 집중되고 있다. 때문에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지방거점국립대를 서울대 수준으로 만들어 산업을 육성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역 의료 격차가 심각한 현재,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곧 ‘서울대병원 10개 만들기’이기도 하다며 김 교수는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