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강록 셰프는 지난해 '흑백요리사' 시즌1에 출연해 3라운드 팀전에서 탈락했다. 최강록 셰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림 인간'이라는 확실한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최강록 셰프는 1년 만에 다시 '흑백요리사' 시즌2의 주방으로 돌아왔고, 정점에 오르며 자신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시즌1에서 외식업 부흥의 불쏘시개를 자처했던 그가 기어이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며 '완전 연소' 서사를 완성한 것이다.
1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최강록 셰프는 우승의 환희보다는 안도감, 요리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을 덤덤히 털어놨다. 특유의 엉뚱한 매력은 여전했으며, 베테랑 요리사의 고뇌와 진심도 느껴졌다.

최강록에게 이번 시즌2 출연은 단순한 재도전 그 이상이었다. 그는 스스로를 "고인물에서 썩어가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제작진이 시즌2를 준비하며 그에게 "완전 연소해보지 않겠냐"라고 제안했고, 그 말은 최강록의 마음속 사그라들던 불씨를 다시 지폈다.
구체적인 룰도 듣지 못한 채 재도전자로 출연을 결정했지만, 첫 녹화 당시 마주한 '히든 백수저'라는 룰은 공포 그 자체였다. 심사위원 2인에게 모두 '생존'을 받아야 했으며, 그의 생존 여부에 따라 흑수저 1인의 운명도 결정됐다. 최강록은 "당장이라도 도망치고 싶었다"라며 세트 위에 올랐던 그 순간을 떠올렸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조리 시설을 보고 "물러나면 안 되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며 웃음을 지었다.
2013년 '마스터 셰프 코리아' 우승 이후 13년, 대중의 기억 속에 박제된 '조림 마스터'라는 이미지는 그에게 일종의 가면이자 넘어야 할 벽이었다. 그리고 그 벽은 파이널 미션 '나를 위한 요리'에서 넘어설 수 있었다.

최강록은 '나를 위한 요리'라는 주제를 듣는 순간 "심사위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 자신을 고백할 수 있겠다. 굉장히 자유도가 높은 미션이었다"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조림 마스터'라는 수식어에 갇혀 잘하는 척하며 살았던 지난날의 부담을 내려놓고, 오롯이 자신의 내면을 담은 '깨두부를 곁들인 국물 요리, 근데 막 만든'을 완성했다.
1라운드에서 선보인 민물 장어 요리도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평소 존경하던 故 신해철의 '민물 장어의 꿈'을 떠올리며 준비한 이 요리는, 시즌1 당시 못다 한 이야기를 전하는 그만의 방식이었다. 최강록은 "만약 시즌1 당시 결승에 올라가 '인생을 요리하라' 미션을 할 수 있었다면 민물 장어 조림을 하고 싶었다"라며 "그래서 이번 시즌을 장어로 시작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최강록은 우승 상금 3억 원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 묻자 "다행히 13년 전과 달리 이번엔 망한 가게가 없어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상금을 훗날 노년에 작은 국숫집을 여는 밑거름으로 쓸 계획이라며 소박한 꿈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