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강소리는 오는 4월 6일 세 번째 싱글 음반 ‘단 둘이야’를 들고 가요계에 돌아온다. 지난 29일에는 MBC뮤직 ‘쇼챔피언’을 통해 컴백 신고식을 치렀다. 휘황찬란 군무로 무장한 아이돌 그룹 사이에서 다홍빛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선 그녀의 모습은 단연 이색적이었다. 방송에 앞서 만난 강소리는 “악플이 백만 개 쯤 달렸으면 좋겠다. 그것 역시 관심의 표현이자 애정의 일부”라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방송에 대한 사실 부담은 없어요. 어린 친구들에게는 트로트가 자칫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상관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죠. 제가 잘 해야 다음 트로트 가수들에게도 기회가 생길 테니까요. 저는 오히려 악플이 백만 개 쯤 달렸으면 좋겠어요. 악플보다 서러운 게 무관심이거든요. 안 좋은 반응도, 결국 관심이 있어야 나오는 거니까요. 어떻게 보면 그 또한 애정이에요.”
‘단둘이야’는 가수 이승철의 ‘긴 하루’, 윤도현 ‘사랑했나봐’ 등을 만든 작곡가 전해성이 쓴 노래다. 안무는 백지영, 김현정, 왁스 등과 작업한 안무가 홍영주가 만들었다. 가요계 ‘드림팀’이 모여 완성한 작품인 셈이다.
“굉장히 오래 기다렸던 노래에요. 제가 이미자 선생님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곡을 받기 전날 밤 꿈에 이미자 선생님께서 나오셨어요. 저를 꼭 안아주시기에 품에 안겨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요. 사실 저는 전해성 작곡가님을 잘 몰랐거든요. 나중에 알고 보니 대단한 분이시더라고요. 느낌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경쾌한 리듬, 집시 재즈 풍의 편곡에 강소리 특유의 애교 섞인 목소리가 더해져 신선하고 독특한 분위기의 노래가 완성됐다. 인터뷰 당일 실물 음반을 처음 손에 받아든 강소리는 “설레면서도 걱정이 된다. 이 CD가 창고에 가는 일은 없어야 할 텐데”라고 말하면서 웃어 보였다.
“얼핏 들으면 댄스곡 같아요. 세련된 요소도 있고요. 하지만 동시에 옛날 악기들을 사용해서 고전적인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어른들이 공감하실 수 있도록이요. 콘셉트도 복고풍으로 잡았어요. 오드리 햅번이나 마릴린 먼로를 떠올릴 수 있게, 그 분들이 향수에 젖을 수 있게 말이죠.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었어요.”
3인조 힙합 댄스 그룹 리드 보컬 출신인 그는 지난 2012년 트토트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단둘이야’를 만나기까지 쉽지 않은 여정을 거쳐야 했지만, 인터넷 방송 팝콘TV ‘강소리와 뽕필나게’를 통해 팬들과 만나는 등 활동의 끈을 놓지 않았다.
“트로트 가수들에게는 TV 프로그램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어요. 제 방송에서는 트로트만 틀고 트로트만 불러요. 그러다 보니 열혈 팬들이 생기더라고요. ‘트로트 비너스’라는 별명도 그 분들이 붙여 주셨어요. 상당히 만족스러운 별명입니다.(웃음) 인터넷 방송에서 만난 팬 분들이 이제는 오프라인 공연에도 오세요. 그 분들끼리 티셔츠도 맞춰 입고요. 너무나 감사한 분들이에요.”
강소리는 “40대 팬들이 가장 많다. 가끔 50대도 들어오시는데 굉장히 쑥스러워 하신다”면서 “어른들은 내가 뭘 해도 예쁘게 봐준다. 덕분에 나도 부담 없이 방송을 할 수 있다. 노래 교실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편하다”고 털어놨다.
그렇다고 해서 강소리가 ‘가벼운’ 마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매 무대가 절실하다. 대중에 노출될 수 있는 창구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장르이기에, 무대에 오를 때마다 ‘다음 공연을 잡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한단다.
“방송 기회가 많지 않으니 행사가 연결되지 않으면 힘들어요. 그래서 어떤 행사든, 그 무대를 통해 다음 행사를 반드시 잡아올 수 있어야 해요. 행사를 가면 반드시 관계자 분들이 계시기 마련이거든요. 그 분들의 시선을 빼앗아 와야죠. 그런 마인드로 무대에 임하다 보니 무대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어요.”
라이브의 묘미는 뭐니 뭐니 해도 현장에서 느껴지는 즉각적인 반응이다. 무대를 떠올리는 강소리의 얼굴은 어느 때보다 밝게 빛났다. 그는 “전국의 축제는 가리지 않고 가고 싶다. 시국이 안 좋으니 문화 산업도 많이 침체돼 있는데, 내 노래를 통해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 축제를 보러 온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색다른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라고 힘줘 말했다.
“무대를 하다 보면 관객들이 제가 시키는 대로 따라하곤 해요. ‘소리 질러!’ 하면 소리 지르고, ‘박수 쳐’ 하면 박수 쳐주고. 그게 정말 좋아요. 그리고 트로트는 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앙코르 요청이 달라지거든요. 유명세와는 관계가 없어요. 라이브를 못하면 앙코르가 안 나와요. 한 번은 본 무대에서 3곡을 부르고 앙코르를 40분 동안 한 적도 있어요. 그게 트로트의 매력이에요.”
시작은 댄스 그룹이었지만 부르면 부를수록 빠져드는 것이 트로트의 맛이다. 강소리는 “앞으로도 계속 트로트를 할 생각”이라면서 “트로트 차트에서는 반드시 1위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트로트는 부르면 부를수록 깊이와 맛이 더해지는 장르에요. 기술이 느는 것과는 다른 (감정적인) 깊이가 있어요.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많이 부르면 부를수록 점점 깊이 느껴져요. 지금보다 더욱 유명해지고 영향력 있는 가수가 되면, 보다 넓은 세대가 트로트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크로스오버를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그의 롤모델은 원로 가수 이미자다. 강소리는 지난해 다녀온 이미자의 콘서트를 떠올리면서 “70세를 훨씬 넘기셨는데도 노래를 정말 잘하시더라. 나도 이미자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관객들과 호흡할 수 있는 가수, 노래 실력으로 인정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트로트를 공부하면서 이미자 선생님의 ‘기러기 아빠’라는 곡에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트로트를 잘 모르는데도 그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이 나더군요. 그 때부터 트로트가 제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듣는 이를 울릴 수 있는 음악, 그게 최고의 음악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