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10대의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행자’ ‘아저씨’ ‘이웃사람’ ‘도희야’ 등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해왔던 아역배우 출신의 김새론이 친구를 지키고 싶어 하는 당찬 여고생으로 돌아왔다.
‘동네 사람들’(감독 임진순)은 한 학생이 실종됐지만 아무도 찾지 않는 의문의 마을에 새로 부임한 체육교사 기철(마동석 분)이 사건의 실마리를 쫓게 되는 스릴러다. 극중 김새론은 실종된 수연(신세휘 분)의 유일한 친구이자 평범한 고등학생 유진 역을 맡았다.
실제 19세인 김새론이 유진이란 캐릭터를 선택한 이유는 “10대 마지막으로 연기할 역할이 지금의 나를 많이 표현할 역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유진이가 그 부분에서 잘 부합하는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밝은데다가 자신의 생각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당찬 유진의 성격이 실제 김새론과도 많이 닮았다. 김새론은 “나와 가장 비슷한 점은 자신의 생각이 확고하게 있다는 점이었다. 나도 옳다는 생각을 하면 행동으로 확실하게 옮기는 편이다”라고 공통점을 밝혔다.
유진이 처음 등장하는 신은 동네 일진(?) 친구들과 싸움하는 신이다. 애드리브는 아니지만 자연스러운 대사와 행동들이 인상 깊다. 김새론은 “어떻게 해야지 요즘 아이들의 싸움 같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언제 돌 들고 싸워봤겠나.(웃음) 그래서 실제 친한 친구들한테 이 장면을 주고 상의를 같이 했다. ‘일단 돌을 들어야 한다’라고 설명하면 친구들 사이에선 별말이 다 나온다.(웃음) 부가설명도 필요할 것 같고, 신조어들도 나오다 보면 마치 예능처럼 나오더라.(웃음) 결국 친구 수연이에 대한 마음과 유진의 화난 마음을 잘 섞어서 연기하기로 결정하고 신을 찍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때로는 유진이란 캐릭터가 무모해보이기도 한다. 실종된 친구를 찾는 과정에서 너무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대책 없이 나서기 때문이다. 김새론은 “유진이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던 것은 수연이 유진의 유일한 친구이고 가족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힘들 때 늘 같이 있어줬던 친구라 나에게 위험한 일이 있어도 그 친구를 찾기 위해 수없이 나선 것”이라고 캐릭터의 당위성을 설명하면서, 실제 이런 사건이 생긴다면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유진이처럼 밝게 가진 못 할 것 같고, 무서워하면서 계속 할 것 같다”라며 웃었다.
김새론의 경우 실제로도 나이에 비해 성숙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듣기에, 극중 사건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유진이 “저 어린애 아니에요. 이제 나이만 먹으면 돼요”라고 말하는 대사가 실제 김새론과 겹쳐 보이기도 한다. 김새론은 “감독님과 고민을 많이 하면서 썼던 대사다. 왜냐면 어쨌든 유진이 어린애이긴 하지 않나. 다만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어른과 아이를 나이로 구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유진이가 이 대사를 하면서 ‘선생님도 나이는 많지만 어른은 아니에요’라고 표현하는 함축적인 대사였다”라고 설명했다.
김새론은 2년 전인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한 후, 홈스쿨링으로 학업을 이어가면서 언어를 배우거나 취미를 만드는데 시간을 보냈다. 학교에서 배울 점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성인이 될 때까지의 한정적인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채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 자신이 서 있는 지점을 “아직은 진행중”이라고 표현한 그는 “내가 지금 뭘 얻었다고도, 그게 더 좋은 선택이라고도 말은 못 할 것이다”라면서도 “그래도 이 시간이 나중에 좋은 시간이라고 느껴질 것 같다”라고 확신했다.
아직 무엇이 ‘좋은’ 것인지 기준을 정하진 않았다. 김새론은 “나에게 조언해주는 어른들도 자신들이 어른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는 말을 한다. 나는 아직 꼬마다. 열심히 배우면서 좋은 어른이 되고 싶어 할뿐이다”라고 겸손하게 이야기 했다.
다만 연기적으론 적어도 “‘척’하지 말자”는 소신을 가지고 있다. 그는 “보는 사람들도 마음이 움직이고 감정을 느끼는 분들인데, 내가 척한다고 해서 그걸 모를까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어린아이와 성인에 걸쳐 있는 나이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한계에 부딪칠 수도 있지만, 김새론은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최선을 다해 하려고 한다. 방향성은 앞으로도 정해질 것인지 모르겠다. 다양한 것들에 도전하고 싶은데, 방향성을 정해버리면 나에 대한 틀이 될 것 같다”라고 말을 아꼈다.
현재 차기작으로는 내년 1월 방영되는 KBS2 ‘동네변호사 조들호2’의 초임 변호사 역이 가장 유력하다. 김새론은 “차기작을 꼭 성인 역할로 생각한 건 아니다. 모든 걸 열어놓고 있는 상태인데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