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닥터 차정숙'은 저의 10대의 아름다운 마지막을 장식했고, 20대의 힘찬 시작을 알린 작품이에요. 시간이 흘러도 잊을 수 없을 거예요."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 편집국을 찾은 배우 소아린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소아린은 시청률 18%를 기록하며 지난 4일 종영한 JTBC 드라마 '닥터 차정숙'에서 명세빈의 딸 최은서 역을 맡아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소아린이 연기한 최은서는 서인호(김병철)가 부인 차정숙(엄정화)이 아닌 최승희(명세빈)와의 사이에서 낳은 혼외자로, 소아린은 어른들 싸움에 상처를 입고 방황하는 사춘기 소녀의 모습을 현실감 있게 그려냈다. 엄마 최승희가 아빠한테 더 이상 얽매이지 않길 바라면서도, 아빠를 아빠라고 부를 수 없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서인호 가족에게 자신의 존재와 그의 불륜 사실을 폭로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오디션에서 감독님이 은서와 서이랑(이서연) 역 중에서 어떤 걸 해보고 싶냐고 물어보셨어요. 은서를 하고 싶다고 했죠. 은서는 약간 빌런 느낌이 있잖아요. 아픔도 있으면서 남에게 나쁘게 보일 수 있다는 이중적인 인물이라는 매력적이었어요."
소아린은 불륜녀의 딸 연기가 쉽지 않았다면서도, 최은서의 캐릭터가 좀 더 시청자들에게 뚜렷하게 보이길 원했다.
"은서가 어른스럽게 보이길 원했어요. 은서는 어릴 적부터 엄마 홀로 자신을 키우는 이유를 알게 됐고, 일찍 철이 들었던 거죠. 하지만 아직 10대니까 엄마와 말할 땐 속상한 마음에서 쏘아붙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어요. 대사를 좀 더 정확하게 발음할 필요가 있어서 발음 연습에 집중했었습니다."
소아린은 최은서와 입시생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극 중 최은서의 나이는 19세. '닥터 차정숙'을 촬영했던 2022년, 소아린도 19세였다. 입시 준비와 함께 '닥터 차정숙' 촬영을 병행하던 소아린은 미대 입시 준비 중 서이랑과 다툼으로 실기 시험 준비에 차질이 생긴 최은서의 마음에 저절로 몰입하게 됐다.
특히 극 중 최은서는 서이랑에 대한 원망이 가득했지만, 실제로는 서이랑을 연기한 이서연과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소아린은 이서연과 함께 '닥터 차정숙' 팀의 막내로서 서로 의지했고, 그가 없었더라면 쉽지 않은 촬영이 됐을 것이라고 돌아봤다.
"서연 언니와는 한 살 차이다 보니 좀 더 애틋해지더라고요. 회식 자리에서도 같이 손잡고 선배들께 인사하러 다녔어요. 아무래도 대선배님들과 함께 촬영하다 보니 걱정도 많고, 부담도 컸는데 언니가 있다 보니 화장실에서 싸우는 신조차도 즐겁게 촬영했어요."
소아린은 입시생이라는 공통점 외에도 계획적인 면이 최은서와 닮았다. 서이랑에게 배다른 자매라는 것을 폭로하기 위해 치밀하게 접근했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당돌하게 자신이 계획했던 바를 세우고 원하는 것을 쟁취하는 편이다.
"은서는 당돌함을 넘어서 뻔뻔하고 배짱이 있는 편인데, 저는 그 정도는 아니에요. 하하. 은서처럼 남에게 싫은 소리도 못하고, 멘탈도 그렇게 강하진 못해요. 그 대신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착실하게 계획을 세우는 편입니다. 싱크로율을 따지자면 20% 정도 닮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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