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어릴 때 꿈이 정말 많았어요. 대통령, UN사무총장부터 만화가, 피아니스트, 공군, 심지어 해적도 되고 싶었다니까요. 하하."
최규리는 꿈 많은 소녀였다. 다양한 미래를 그리던 그는 한 가지 꿈만 고르지 못했고, 결국 그 많은 꿈을 이룰 수 있는 모두 이룰 기회를 잡았다. 바로 배우가 되는 것이었다.
최규리는 지난달 인기리에 종영한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이하 내남결)'에서 U&K그룹의 후계자 유지혁(나인우)의 동생 유희연 역으로 출연했다. 등장 때마다 분위기를 전환하는 유쾌한 연기로 최규리는 'MZ쾌녀'라는 별명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친구들 인스타그램에 제 연기를 모아놓은 게시물들이 뜨나 봐요. 친구들이 캡처해서 보내주는데, '내남결'이 꽤 사랑을 받는다는 걸 실감했어요. 해외 팬들의 메시지도 받고, 태어나 처음 받아보는 관심이에요. 하하."
최근 서울 마포구 비즈엔터를 방문한 최규리는 유희연의 유쾌함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최규리는 "실제로도 친구들과 있으면 고삐 풀린 망아지"라며 '내남결'을 본 친구로부터 '어릴 적 모습 그대로'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온라인에서 돌고 있는 유희연 모음을 보면, 굉장히 하이텐션인 장면들만 모아놨어요. 하하.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친구들도 기억 속에 있는 제 모습과 유희연의 모습이 많이 닮았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최규리는 본인에게서 찾을 수 있는 유희연의 모습을 카메라 앞에서 꺼내기 위해 노력했다. 자신이 편하게 있을 때 나오는 표정과 행동들을 유희연의 삶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최규리는 지난해 봄 목련이 예쁘게 폈던 날, '내남결'에 캐스팅됐다. PD·작가와의 3차 미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내남결'에 유희연으로 함께하자는 말을 들었다.
최규리는 "집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그렇게 가벼울 수 없었다"라며 "집에 돌아와 반려묘 토미를 붙잡고 '누나 일한다!'라고 한참 수다 떨었다"라며 캐스팅됐던 그 날을 회상했다. 그토록 바라던 작품에 출연하게 됐지만, 걱정도 컸다. 드라마의 시작부터 끝까지 출연하는 인물을 맡아보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모두 처음 모였던 대본리딩 날에는 잔뜩 얼었어요. 또 현장에서 제가 가장 막내잖아요. 박민영 언니도 그저 TV 속 연예인이었는데, 그런 언니와 연기를 함께 해야 하니 무척 떨리더라고요. 언니가 먼저 편하게 다가와 줬고, 또 제가 한 친화력 하거든요. 하하. 언니·오빠들과 금방 친해지면서 촬영장에만 도착하면 최규리가 아닌 유희연이 될 수 있었어요."
'내남결'은 이전 1회차 인생에서 겪은 운명을 되돌리기 위한 운명 개척 드라마로, 과거를 알고 있는 주인공의 두 번째 인생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했다. 최규리는 만약 2회차 인생을 살 수 있다면, '내남결' 첫 촬영 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경험이 많지 않고, 노련하지 못하다 보니 캐릭터와 하나 되는 시간이 아무래도 좀 걸리더라고요. 또 첫 방송 즈음에 모든 촬영이 끝났거든요. 촬영이 다 끝나고 방송을 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보이더라고요. 아직도 배울 것이 많지만, 이 모든 경험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지금보다 더 안정적인 유희연을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