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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교수가 전하는 환율을 둘러싼 세계 경제(이슈 픽 쌤과 함께)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허준영 교수와 함께 환율을 둘러싸고 미국, 일본, 중국, EU가 벌이고 있는 각자도생 게임과 올 하반기 국내·외 경제를 전망해 본다.

25일 방송되는 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에서는 '요동치는 환율, 각자도생 세계 경제’라는 주제로 강연이 펼쳐진다.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를 넘긴 것은 역사상 이번을 포함해서 총 네 번밖에 되지 않는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그리고 현재. 그런데 환율 급등이 일시적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현재는 1,300원 이상 이 1년 동안 유지되는 사상 초유의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해외주식에 투자한 일명 ‘서학개미’들은 달러 강세로 환차익과 함께 주가 이익을 었었고, 때문에 올해 개인 투자자들은 한국 주식 약 12조 원을 처분하고 미국 빅테크 주식으로 옮겨갔다.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또한 엔화가 지난 4월 말 1달러당 160엔을 돌파하면서 엔화 예금 잔고가 약 39% 급증했다. 개그맨 유민상은 “엔화가 떨어져 일본 여행이 급증했다”며 달러가 오르고 엔화가 떨어지는 상황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인지 묻자, 허 교수는 “좋은 측면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측면도 있다”며, “수출 중심 기반의 우리나라는 달러가 강세일 경우 수출 기업의 수익성이 좋아지는 반면, 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가는 수입 원자재 가격이 높아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지난 4월 한때 1,40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은 최근 1,330원대 내외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강달러로 인한 부담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이렇게 달러 강세가 오래 지속되는 이유는 첫 번째,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것. 두 번째는 러-우 전쟁, 이-팔 전쟁으로 인한 중동 정세 불안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안전 자산인 달러 수요를 자극해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싣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허 교수는 “조기 총선을 치른 프랑스와 영국의 극우 세력 돌풍에 따른 정치 리스크가 더해졌고, 중국을 포함해 일본, 유럽 등 경기가 부진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 현상이 장기화되자 세계의 이목은 미국이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쏠렸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7월 말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9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관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돌발 변수가 생길 수도 있고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금리 인하를 반대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이 대선을 앞두고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 민주당을 도우려 한다”며 파월 의장에 견제구를 날렸다. 이에 파월 의장은 “금리 결정에 정치적 필터를 끼워 넣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경제 유튜버 슈카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달러 강세와 고금리 상황이 이어질 수 있는지” 물어보자 허 교수는 “트럼프 당선이 새로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며 “재정과 무역정책이 변화할 것”이라 대답했다. 트럼프는 모든 나라 수입품에 대해 10% 보편적 기본 관세를 추가적으로 도입한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결국 이는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중국, EU, 일본 등 주요국들은 경기 회복을 위해 미 연준의 금리 인하를 기다리고 있지만,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는 일이다. 이에 따라 주요국들은 美 연준 통화정책과 차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 6월 4.5%p 기준금리를 미국보다 먼저 0.25%p 인하했다. 금리 인하를 통해 유럽 내 소비와 투자를 촉진하고 유럽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목표로 인하를 결정한 것이다.

일본은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60엔을 사수하기 위해 금리를 0.25%p 높였지만 크게 반등하진 못했다. 지난 4월 160엔이 넘어가자 우리 돈으로 85조 원이 넘는 외환보유고를 쏟아부으며 환율 방어에 나섰지만, 두 달 만에 다시 160엔 선이 무너졌다.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일본은 추가로 금리를 올려야 하지만 급격히 인상하기에는 경기가 아직 살아나지 않고 있는 상황. 260%에 달하는 국가부채비율도 인상을 단행하기 어렵게 만드는 한 요인이다.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이슈 픽 쌤과 함께'(사진제공=KBS 1TV)
중국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내수가 부진한 상황이다. 미·중 갈등까지 심화되면서 수출 약세까지 보이는 중국은 코로나 이후 더딘 경제 회복세를 보인다. 결국 지난달, 0.1%p 금리 인하를 진행했다. 허 교수는 “이렇게 주요국들은 올해 들어 미 연준의 행보와는 별개로 각자의 상황에 맞는 통화정책을 펼치며 조금이라도 빨리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가려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허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은 왔지만 따뜻함을 느끼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비유한다. 경제 성장률도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고 대기업들의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수출도 호조이지만 여전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온기를 느끼기 어려운 상황이다. 가계부채와 내수 침체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금리를 낮춰야 하지만 미국에 앞서 인하를 단행하기도 어려운 일. 허 교수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빠르면 9월 이후, 늦으면 미 대선 이후가 될 것”이라 예측했다. 장기적으로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내수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반도체 이후 주도적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혁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제언으로 강연은 마무리됐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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