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20대를 모조리 바친 첫 직장이 이렇게 문을 닫았다. 이 나이가 되면 버젓한 직장인이 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긴 마찬가지. 내일부터는 또 어떤 인생을 살게 될까”
‘혼술남녀’ 첫방에서 보여준 박하선표 코믹하고 짠내 나는 연기는 여전히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그는 20대를 함께 보낸 직장이 없어진 안타까운 마음을 그리며 뭉클하게 시작을 열었다. 노량진 강사계의 미생으로 갓 노량진에 입성하게 되는 상황을 통해, 취업 세대들과의 진한 공감대를 안겨줬다. 그러나 이내 허당 매력을 원 없이 방출하며 코믹 연기의 진가를 확인시킨 박하선이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혼술남녀’(연출 최규식, 극본 명수현)에서 박하선은 근무하던 입시학원이 없어지게 되면서 노량진에 입성하게 된 신입강사 박하나(박하선 분)으로 분했다.
시급 3만원 국어강사 박하나는 첫 출근부터 '고쓰'(고퀄리티 쓰레기의 줄임말)로 불리는 스타강사 진정석(하석진 분)와 같이 입사하는 탓에 비교받고 무시 당했다. 노량진 입성과 함께 수난기가 시작된 하나는 태연하게 진정석의 방안에서 안마의자를 사용하다 원장의 면박을 들었고, 의도하지 않게 난감한 일들에 꼬이며 웃음을 유발했다.
박하선은 SBS ‘유혹’ 이후 2년만의 안방극장 복귀다. 2011년 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이후 ‘혼술남녀’를 통해 오랜만에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하이킥’이 종영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가 보여줬던 엉뚱하고 순수한 모습을 다시 보고 싶어 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컸다. '박하선 표 코믹 연기'에 목말라있던 이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만큼, 그는 직장인들의 일상적인 애환을 코믹하게 풀어냈다.
박하선은 극 중 몸 개그도 마다하지 않으며 박하나에 몰입했지만, 직장인의 애환과 심경을 더욱 집중시키며 ‘하이킥’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혼술남녀’ 박하선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생기 넘치고 활력이 느껴진다. 풀죽은 모습을 하고 있다가도, 의욕적인 자세로 긍정의 기운을 불러일으킨다. 치열한 일상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온 박하선이 엄마가 보낸 반찬과 편지를 보고 흘린 짠한 눈물만큼, 그의 노량진 입성은 코믹함 속 깊은 감동과 여운을 주리라는 확신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