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BZ시선] ‘모모랜드를 찾아서’, 서바이벌의 잔혹한 미래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출연 연습생들(사진=더블킥 컴퍼니)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출연 연습생들(사진=더블킥 컴퍼니)

Mnet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이하 모모랜드)가 지난 16일 종영했다. 10명의 연습생 가운데 혜빈, 낸시, 나윤, 아인, 연우, 주이, 제인이 최종 멤버로 발탁됐다. 여느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마지막이 그러하듯 일곱 소녀 모두 감격에 찬 눈물을 흘렸고 새로운 앞날을 위해 의지를 불태웠다.

그런데 방송이 끝난 뒤 한 시간 여 만에 더블킥 컴퍼니 측으로부터 “모모랜드의 데뷔가 불발됐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도착했다. 마지막 공연에 3000명 이상의 관객을 모아야 데뷔가 가능한데, 당일 현장을 찾은 관객의 수가 2300명에 그쳤다는 설명이다.

관계자는 “최종 선정된 모모랜드 멤버들은 추후 스쿨어택 프로젝트를 통해 전국 각지 학교를 찾고 공연을 연다”면서 “데뷔 불발을 기회 삼아 무대 경험을 쌓는 데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연습생들에게 요구된 것은 프로그램 안에서의 경쟁력이었다. ‘식스틴’의 박진영은 누구처럼 들여다보고 싶게 하는 매력을 요구했다. ‘프로듀스101’에서는 다른 연습생들보다 더 많은 표를 얻어야 생존이 가능했다.

▲이단옆차기와 라이머(사진=더블킥 컴퍼니)
▲이단옆차기와 라이머(사진=더블킥 컴퍼니)

반면 ‘모모랜드’는 프로그램 안에서의 경쟁은 물론, 프로그램 자체의 인기도에 데뷔 여부가 달렸다. 그러나 각 출연자의 캐릭터 설정 실패, 서바이벌 실종 등의 요인으로 방영 내내 시청률을 1%를 밑돌았고 결국 최종 미션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모모랜드’는 시작부터 ‘제 2의 식스틴’을 표방하고 나선 프로그램이었다. 이단옆차기는 지난 7월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식스틴’의 성공 사례를 이어가고 싶다. 음악 색깔과 콘셉트는 다르겠지만, ‘식스틴’을 벤치마킹해서 프로그램을 잘 이끌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식스틴’의 성공 뒤에는 JYP엔터테인먼트라는 대형 기획사, 박진영이라는 유명인사의 존재가 뒷받침하고 있었다. 그런데 더블킥 컴퍼니와는 태생이 다르다. 더블킥 컴퍼니의 수장 이단옆차기는 걸스데이 ‘썸씽(Something)’, 씨스타 ‘쉐이크 잇(Shake it)’ 등을 탄생시킨 히트작곡가이긴 하지만 박진영과 같은 셀러브리티는 아니다. 시청자들은 지오디와 원더걸스를 탄생시킨 박진영이 이번엔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궁금해 하지만 이단옆차기의 선택에는 큰 관심이 없다.

(사진=Mnet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방송화면)
(사진=Mnet '서바이벌 모모랜드를 찾아서' 방송화면)

그러므로 ‘모모랜드’의 부진은 연습생의 능력 부족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제작진의 실책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 더 타당하다. 프로그램의 기획과 구성이 치밀하지 못했고 그 결과 목표했던 바를 성취하지 못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의 부진이 초래한 결과는, 연습생들의 데뷔 불발이다.

경쟁은 혹독하다. 10대 중후반, 기껏해야 20대 초반의 소녀들이 ‘서바이벌’이란 고행을 감내한 것은 일단 팀에 합류하면 데뷔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박한 가능성 때문이었다. 그러나 ‘모모랜드’는 이 실낱같은 희망에도 위협을 가했다. ‘관객 3000명’이란 절대적인 기준, 연습생들의 컨트롤을 벗어난 지점에서의 목표치를 제시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작금의 결과는 연습생들에게 더한 ‘노오력’을 요구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될 것이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더욱 잔혹하게 진화하기 시작했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