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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슈퍼스타K 2016’ 또 운다, 또!

▲김영근, 이지은 팀의 무대를 감상하는 심사위원 용감한 형제(사진=Mnet '슈퍼스타K 2016')
▲김영근, 이지은 팀의 무대를 감상하는 심사위원 용감한 형제(사진=Mnet '슈퍼스타K 2016')

지난 2009년 방송된 Mnet ‘슈퍼스타K’ 첫 시즌에서 심사위원 이효리가 참가팀의 무대를 보며 눈물을 흘린 것은 일대의 사건이었다. ‘세상에! 천하의 이효리가 눈물을 흘리다니!’ 시청자들은 놀라워했고, 해당 팀의 무대에 호기심을 가졌으며, 이효리와 마찬가지로, 감동했다.

그 뒤 이어진 일곱 개의 시즌에서, 심사위원의 눈물은 마치 참가자들의 노래에 대한 최고의 찬사처럼 작용했다. 하기야, 예부터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하지 않았던가. 백 마디 말로 노래의 감동을 설명하기보다 한 줄기 눈물이나 환희에 찬 표정으로 감동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테다. 덕분에 언젠가부터, ‘슈퍼스타K’의 심사위원들은 최선을 다해 격렬한 리액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끝났어.” 김영근이 ‘사랑 그렇게 보내네’의 첫 소절, 그러니까 “아무 말도” 네 음절을 부르자마자, 심사위원 용감한 형제는 이렇게 말했다. 참가자들의 실력과 가능성이 노래 시작 몇 초 만에 판가름 나는 것은 맞지만, 입을 연 지 3초 만에 “끝났다”고 말하는 것은 보기 다소 민망한 단언이다.

(사진=Mnet '슈퍼스타K 2016')
(사진=Mnet '슈퍼스타K 2016')

SBS ‘K팝스타’에서 종종 과도한 표정과 표현으로 조롱의 대상이 되곤 하는 박진영은 적어도 ‘음악적’인 설명을 심사평에 곁들인다. 이진아의 음악을 들으면서 대위법을 언급하거나, “공기 반 소리 반”을 강조하며 알앤비 식 발성을 설명하는 식이다. 그런데 김영근과 이지은의 노래를 들은 심사위원들의 평가는 “‘진짜’ 음악을 들은 것 같다”, “이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하고 싶다” 등 애매한 말 투성이었다. 심지어 눈물을 흘린 거미와 에일리의 심사평은 방송에 등장하지도 않았다. 그나마 김연우가 “파워보컬인 줄 알았더니 섬세한 감정 표현도 잘한다”는 ‘음악적’인 피드백을 줬을 뿐이다. 심사위원의 숫자는 늘었는데 심사평의 수준은 답보 상태다.

김영근은 명실공이 ‘슈퍼스타K 2016’의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다. 뛰어난 실력에, ‘지리산 소울’이라는 캐릭터도 매력적이다. 제작진 또한 이 점을 놓치지 않고 김영근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편집하고 홍보한다. 하지만 ‘뮤지션’ 김영근에 대한 ‘음악적’ 피드백은 얼마나 이뤄지고 있나.

앞으로 남은 방송에서 심사위원들은 또 다시 눈물을 통해 자신의 감동을 증명하려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심사위원들이 보여줘야 할 것은 격렬한 리액션이 아니라 전문적인 심사평이다. 흐르는 눈물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입은 좀 트였으면 좋겠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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