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영상앨범 산'이 통영 사량도에서 하도에 위치한 칠현산, 상도에 솟은 지리산에 올라 다도해와 한려수도의 경관을 만난다.
27일 방송되는 KBS2 '영상앨범 산'에서는 바다의 물결과 바람의 숨결이 조각한 걸작 같은 풍경을 소개한다.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경상남도 통영은 한려수도의 빼어난 경관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통영이 품은 수많은 섬 중에서 가장 서쪽 해역에 자리한 사량도로 향한다. 3개의 유인도와 18개의 무인도를 품고 있는 사량도는 그중 상도와 하도 사이로 흐르는 해협의 모습이 뱀을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은 섬이다. 우리나라 남단의 비경을 찾아 자전거 여행가 황인범 씨와 친구 정재원 씨가 통영 사량도에서 여정을 이어간다.
통영 가오치항에서 배를 타고 40여 분 바닷길을 달리면 닿을 수 있는 사량도.
윗섬인 상도, 아랫섬인 하도로 나뉘는 사량도에서 먼저 올라볼 산은 하도에 자리한 칠현산이다. 7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가 연달아 솟아 있어 이름 지어졌다. 칠현산 들머리에 들자, 이곳의 숲은 여전히 늦가을인 듯 낙엽이 카펫처럼 깔려 있다. 해발 400m가 채 되지 않는 칠현산은 얼마 오르지 않았는데도 벌써 다도해의 풍광을 펼쳐놓는다.
일행의 걸음이 향하는 곳에는 칼날처럼 아찔한 바위 능선이 몸을 일으키고 있다. 그 능선에 올라서니 돌무더기 하나가 눈에 띈다. 왜구의 침략에 대비해 세워졌다는 봉화대다. 조선 시대에 이곳에서 일어났던 사량진왜변과 얽힌 이야기가 전해진다. 암릉을 따라 칠현산 정상에 가까워지는 길. 험준해지는 바윗길만큼 숨결도 거칠어질 때쯤 칠현산 정상(349m)에 닿으면 어느덧 서쪽 하늘로 하루가 저물어가고 있다.
사량도에서의 두 번째 여정은 윗섬인 상도에 솟은 지리산에서 이어간다. 완만한 경사의 숲길이 끝나자 거대한 암봉과 함께 하늘 높이 뻗은 계단에 긴장감이 앞선다. 하늘에 닿을 듯 가파르게 치솟은 계단에 올라서면 해발 281m의 옥녀봉 정상. 옥녀봉을 지나면 지리산의 명물 출렁다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사방으로 산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지는 곳. 어디선가 거센 바닷바람이 불어와 짜릿함을 더한다.
걸음을 더할수록 울퉁불퉁하고 기묘한 바윗길의 연속. 거칠거칠한 표면이 마치 달을 닮은 듯한 불모산(달바위, 400m)에서 다도해와 한려수도의 경관이 두루 조망된다. 지리산 정상을 앞에 두고 깎아지른 암릉 길이 아찔하다. 마침내 지리산 정상(397.8m)에 다다르면 바다가 하늘인 듯, 하늘이 바다인 듯 청량한 풍경 속 보석 같은 섬들이 반짝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