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최근 무주 산골짜기 한 식당의 이모님이 '범죄도시3'를 봤다며 저를 알아보시더라고요. 영화 덕분에 신기하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중입니다. 하하"
천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둔 영화 '범죄도시3'에서 신스틸러 김양호 역을 맡아 괴물형사 마석도(마동석)의 뜻밖의 조력자를 연기한 배우 전석호가 환한 웃음을 보였다.
영화에서 전석호가 연기한 김양호는 마석도 앞에선 조용히 있지만 그가 없을 땐 구시렁대는 모습이 현실적이고, 귀여운 매력이 있는 독특한 캐릭터다.
최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전석호는 배우 마동석이 교장으로 있는 '범죄도시' 학교 3기 수료생이 됐다면서 5기쯤 재입학하고 싶다고 특유의 너스레를 떨었다.
전석호는 영화 '하면 된다'를 시작으로 드라마 '미생', '라이프 온 마스', '킹덤', '하이에나' 등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그는 '범죄도시3'의 흥행과는 별개로 그는 묵묵히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갈 예정이다.
Q. 누적 관객 천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저기 축하 인사를 많이 받고 있다. 정말 믿기지 않는 숫자다. 관객들이 마음을 써준 덕분이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으니 신나게 즐기고 있다.
Q. 어떻게 '범죄도시3'에 출연하게 됐나?
마동석 형님이 출연 제안을 해줬다. '굿바이 싱글' 때 인연을 맺었는데 당시에도 형님은 좋은 어른 같았다. 이번 출연 제의도 어떤 역할인지도, 어떤 작품인지도 모른 채 같이 하자는 말에 '네'라고 말하고 합류했다. 하하. 출연하기로 한 작품이 '범죄도시3'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 다 된 밥에 전석호 뿌리기라는 말만 듣지 말자는 마음으로 임했고, 동료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믿었다.
Q. 연기하며 가장 중점을 뒀던 부분이 있다면?
범죄 수사물이고, 마약 범죄라는 꽤 무거운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연기 톤을 잘 조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저 웃기겠다는 생각보단 김양호라는 캐릭터가 뜻밖의 조력자가 돼 가는 과정을 관객들에게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Q. '범죄도시' 1편과 2편의 장이수(박지환) 역을 잇는 유쾌한 캐릭터로 평가받고 있다.
난 관객들이 그렇게 웃을 줄 몰랐다. 김양호는 '범죄도시3'에서 겁이 많고 유일하게 화를 안 내는 인물이다. 웃기겠다는 생각 없이 진지하게 임한 것뿐이다. 김양호와 초롱이(고규필)가 장이수를 대신하는 인물이란 것도 촬영을 마친 뒤에야 알았다.
Q. 고규필과는 어렸을 때부터 친한 사이라고?
규필이 형과는 배우 지망생 시절부터 친했다. 주말마다 무대인사를 위해 매주 만났는데 둘 다 언제 또 이런 날이 오겠어라고 했다. 현장에서 만났을 때는 깜짝 놀랐다. 사람이 아니었다. 만화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깡패 그 자체였다. 그런 인물을 가까이서 본 게 처음이었다. 하하.
Q. 주성철 역의 이준혁과는 동갑내기에 같은 회사 소속이다.
이준혁은 정말 대단한 배우다. 성실하고, 주어진 것 이상으로 해내는 친구다. 친구지만 정말 배울 것이 많다. 이번 영화를 위해서도 20kg 가까이 증량했는데, 만약 내가 이준혁이었다면 그렇게 못 했을 것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배우들은 참 대단하다. 마동석 형도 우스갯소리로 '다른 배우들은 실제 본인과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전석호는 김양호 그 자체'라고 하더라. 하하.
Q. 범죄 액션 영화인데, 액션에는 한 신도 참여하지 않았다.
난 동물로 치자면 초식 동물 계열이다. 액션을 안 해서 너무 좋다. (웃음) 영화를 보고 나니 액션한 모든 배우들이 정말 대단했다. 특히 마동석 형은 몸이 무기다.
Q. '미생'을 시작으로 약 10년 간 다양한 TV 드라마, 영화에 출연했다. 특히 전석호를 알렸던 '미생'과 '범죄도시3'를 비교하자면?
지난 5월 31일부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범죄도시3'다. 하하. 드라마와 영화는 차이가 좀 있다. '미생', '킹덤'이 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였는데, 출연한 영화가 흥행한 건 또 새롭다. 게다가 좋은 동료, 사람을 얻었으니 '범죄도시3'는 나에게 선물과도 같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