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앨범 산' 동서 트레일(사진제공=KBS 2TV)
'영상앨범 산'이 제2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꿈꾸는 아름다운 849km ‘동서 트레일’을 찾아간다.
2일 방송되는 KBS 2TV '영상앨범 산'에서는 스페인의 순례길과 같이 ‘세계의 트레일, K-트레일’이 될 ‘동서 트레일’로 산과 숲을 통해 삶의 희망을 일구는 남성현 산림청장과 배상미 대한산악연맹 부회장이 향한다.
동서 트레일은 경북 울진군에서 충남 태안군까지 숲길, 마을 길, 물길 등을 잇는 849km의 장거리 코스로 55개 구간으로 나뉜다. 그중 지난 6월 1일 55개 구간 중 가장 마지막 구간이자, 동쪽에선 첫 번째 구간인 울진 구간이 개통되었다.
▲'영상앨범 산' 동서 트레일(사진제공=KBS 2TV)
총 55개 노선으로 구분되며 1개 구간의 평균 거리는 15km로, 보통의 경우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로 구성된 동서 트레일. 구간마다 시작 지점과 끝 지점에 산골 마을이 있도록 하여 거점 마을 90개와 야영장 43곳을 조성해 우리나라 최초로 야영을 즐길 수 있는 트레일이다. 그중에서도 국내 최대 규모의 금강송 소나무 군락지가 있는 동서 트레일 울진 구간으로 들어선다.
여정은 동서 트레일 울진 구간의 출발지, 망양정에서 시작된다. 망양정은 조선 시대 숙종이 이곳에서 바라본 경치가 최고라 하여 ‘관동제일루’라는 현판을 내릴 만큼 아름다운 절경을 품은 곳이다. 소나무 숲과 바다가 만나는 해변, 광활한 품을 펼쳐놓는 동해, 내륙으로 휘어져 가는 왕피천 물길과 푸른 산줄기까지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광을 마음껏 누려본다. 자유로운 바람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넝쿨 길에서부터 숲길, 천변을 이어 걸어본다.
▲'영상앨범 산' 동서 트레일(사진제공=KBS 2TV)
동서 트레일 내에 아기자기하게 놓인 마을들을 거쳐 간다. 고즈넉한 옛집들과 낮은 돌담이 정겹게 어우러진 풍경 위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른거리는 듯하다.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성황당을 지나자, 수령 약 300년의 행곡리 처진 소나무가 나그네들에게 그늘을 내어준다. 가지가 가늘고 길며 그 수형이 아름다워서 천연기념물 제409호로도 보호되고 있다. 예부터 고요하고도 그윽한 기운을 품어온 소나무와 성황당의 모습을 가슴 속에 담아본다.
▲'영상앨범 산' 동서 트레일(사진제공=KBS 2TV)
‘찬물이 나는 곳’이라 하여 이름 붙은 ‘한티재’로 걸음을 더하자, 유순한 숲길이 일행을 반겨준다. 한티재는 조선 시대에 울진에서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가던 첫 번째 고갯길로, 이후로도 지역민들의 생활 길로 사용되어 온 곳이다. 40년 전까지도 주민들이 넘어 다녔다는 아늑하고도 청명한 숲길을 걷고 있노라면, 그 옛날 사람들의 삶과 발자취가 소나무 향에 품어져 짙게 풍겨 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