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항가는 길' 남녀가 서로를 위로했다. 이들은 불륜일까. 단순히 서로에게 고마운 사람일까.
22일 KBS2 새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이 베일을 벗고 시청자들의 첫 평가를 받았다. '공항가는 길'은 첫 방송부터 기혼 남녀가 어떻게 처음으로 인연을 맺고 서로를 위로하는 존재가 되는지를 차근차근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송 전 이 같은 설정 때문에 "불륜 미화가 아니냐"는 의혹도 빚었던 '공항가는 길'이다. 첫 방송에서는 연출자 김철규 PD의 설명처럼 "애매한 관계"로 앞으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최수아(김하늘 분)은 겉으로 보기엔 강한 인물이다. 직장에선 베테랑 승무원이고, 파일럿 남편 박진석(신성록 분)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비행 전에 꼼꼼하게 반찬을 해놓는 살림꾼이다. 여기에 딸 박효은(김환희 분)을 보듬으며 엄마로서의 역할까지 다 해낸다.
하지만 딸 박효은을 조기유학 보낸 후 걱정에 눈물흘리는 여린 면도 있고, "효은이 친구 부모에게 이런 차림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면서 방어적인 기질도 드러낸다.
서도영(이상엽 분)은 겉으로는 밝고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다. 건축학과 시간강사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고, 어머니는 유명한 학예사에 아내 김혜원(장희진 분)은 같은 길을 걸으며 내조하고 있다. 여기에 말레이시아에서 조기 유학을 하고 있는 밝고 활기찬 딸까지 완벽해보이는 가정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행복하지만은 않은 관계에 놓여 있었다. 처음엔 최수아에게 "효은인 잘 지낼 것"이라며 위로를 건넸던 서도우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딸을 잃게 된다. 더욱이 이 사고 원인이 김혜원이 "한국으로 돌아오지 말라"고 전화한 것인 만큼 이 사실을 알게된 후 서도영은 상당한 상실감을 느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흔들리는 서도영을 잡아줬던 존재가 최수아였다. 의도하지 않게 비행기표를 양도해 서도영이 딸의 장례를 치르도록 했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마주하면서 따뜻한 눈빛을 건넸다.
서도영과 최수아는 첫 방송 말미에야 서로의 얼굴을 확인했다. 그 흔한 스킨십도 없었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위로를 주고받으며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갔다.
김규철 PD의 말 그대로 "애매한 관계"다. 그렇지만 이런 애매함 때문에 시청자들의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가정이 있는 남녀가 다른 기혼자에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것 자체가 불륜 아니냐는 것. 위로는 배우자에게 받는 것이 맞고, 그것이 힘들다면 갈라서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는 것이 '공항가는 길'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의견이다.
반면 "있는 그대로 보라"는 이들도 적지 않다. 현대 사회에선 다양한 인간관계가 형성되는데 단순히 가정이 있는 남녀가 다른 사람을 위로했다고 해서 이것이 불륜이라 볼 수 있겠냐는 것.
'공항가는 길' 첫 방송은 화두만 던져 놓은채 막을 내렸다. '공항가는 길'이 방송되는 8주 동안 이 물음에 대한 시원한 답을 내 놓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공항가는 길'은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